에볼라 완치 英 간호사, 다시 의료봉사 현장으로

입력 2014-10-21 03:24
서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활동 중 에볼라출혈열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영국인 남성 간호사 윌리엄 풀리(29)가 시에라리온으로 돌아가 20일(현지시간)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풀리는 영국 ‘킹스헬스파트너스’팀과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의 코넛 병원에서 의료봉사를 재개해 주변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영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에볼라에 감염됐던 그는 8월 24일 군 수송기편으로 런던 로열프리병원으로 이송돼 실험단계 치료제 ‘지맵’을 투여받고 회복됐다. 지난 3일 퇴원하면서 새 여권을 발급받는 대로 의료봉사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의 여권은 에볼라 치료를 위해 시에라리온을 떠나면서 소각 처리됐다.

풀리는 “부모님이 걱정하시긴 하지만 의료봉사야말로 내가 해야 하는 일임을 알기 때문에 지지해줬다”며 “진짜 긴급한 상황이 서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만큼 현장으로 돌아가 무고한 죽음을 최대한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코넛 병원에서 의료진 교육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볼라에서 완치되며 면역력을 갖게 된 풀리는 의료 연구를 위해 자신의 혈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풀리의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될지, 완벽하게 바이러스에 저항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아프리카 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에볼라에 감염됐던 스페인 여성 간호조무사 테레사 로메로(44)도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잇따른 에볼라 환자 발생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미국이 자국 내 에볼라 확산 통제 책임자로 전문가가 아닌 행정가를 임명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 조 바이든, 앨 고어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론 클레인(53) 변호사를 ‘에볼라 대책위원장’에 임명했다.

하지만 공화당을 중심으로 클레인 변호사가 보건과 과학지식이 부족하다면서 공공보건 위기를 다룰 자격이 없는 ‘민주당의 기관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뉴욕 맨해튼 의료진보센터의 폴 하워드 소장은 “공공보건 전문가를 임명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