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풍납동 등 일부 지역 주민들의 항공기 소음피해 민원이 올 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 측은 인근 성남 서울공항 보조활주로 사용으로 항로 반경이 넓어진 게 원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주민들은 초고층 빌딩인 제2롯데월드 건설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송파구는 올해 초부터 가락동, 문정동, 송파동, 방이동, 오금동, 풍납동 등 제2롯데월드 동편에 있는 대부분 지역에서 항공소음 관련 민원이 급증했다고 20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이전에는 항공소음 관련 민원이 없던 지역인데 올해 초에는 하루에 10건도 넘게 민원이 들어왔다”며 “담당 기관인 국방부와 공군 측에 민원을 이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2016년 말 555m 규모로 완공될 예정인 제2롯데월드의 높이가 올해 초 300m에 육박하면서부터 항공·군용기들이 잠실 지역을 우회해 저공비행하게 된 것이 소음의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송파구의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비행기가 거의 직선으로 날아와 착륙했기 때문에 비행고도가 높았지만, 지금은 제2롯데월드를 피해 ‘C’나 ‘S’자 경로를 그리기 때문에 군용기들이 일찌감치 고도와 속도를 낮춘 상태로 도심 상공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군 측은 항공소음과 제2롯데월드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송파구 관계자는 군 당국이 구청에 ‘보조활주로 사용으로 인한 각도 변경으로 소음지역이 이동된 것으로 판단되며 항공소음 민원 증가는 제2롯데월드와는 무관하다’ ‘항공소음 정도는 법적 기준 내에 있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서울공항은 올해 초부터 주활주로 공사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항공기들은 주활주로에 비해 제2롯데월드 쪽으로 6도가량 기울어진 보조활주로를 사용하면서 항로가 변경됐고 저공비행이 이뤄지고 있다. 주활주로 공사는 내년 말 완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구 관계자는 “주활주로 공사가 완료돼 보조활주로를 더 이상 이용하지 않게 되면 항공소음 민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군 당국의 답변이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공항이 주활주로를 사용하더라도 123층 높이의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항공기들이 안전 상 문제로 우회·저공비행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송파구의회는 이와 관련, 항공소음 문제의 원인과 대책 등을 다룰 특별위원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동철 선임기자
송파發 항공기 소음… 제2롯데월드에 의혹의 눈
입력 2014-10-21 0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