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하루에 다섯 가지 색깔을 가진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400g 이상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한 연구기관에서는 여러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섞어 하루 권장량(400g) 이상을 섭취하면 암 발생률을 최소 20% 정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각종 색깔 채소와 과일에는 다양한 종류의 비타민, 미네랄뿐만 아니라 각종 생리활성물질이 들어 있어 암, 심혈관 질환, 노화 예방 등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중 여름의 더위와 강렬한 햇살에도 마르지 않는 생명력을 자랑하는 호박은 밝은 주황색을 대표하는 채소로,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으며 암을 예방하는 항암효과 역시 탁월하다. 지난 2008년에는 뉴욕타임스가 ‘푸대접 받고 있지만 진가를 알아야 할 식품 11가지’ 중 첫 번째로 호박과 호박씨를 선정할 만큼 체내에서 유용한 역할을 하는 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다.
호박 속에서 노란 빛을 띠는 베타카로틴은 암세포의 생성과 증식을 억제하는 항암 효과를 가진 물질이며, 호박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칼륨은 체내의 나트륨 배출을 용이하게 해 주고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어 혈압을 조절하게 하는 기능이 있다.
또한 호박은 저칼로리 식품으로 섬유소와 비타민,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좋다. 하지만 다른 양념이나 기름을 첨가하게 되면 칼로리가 올라가므로 된장찌개나 국 등에 넣어 먹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그중 ‘애호박’은 다른 호박에 비해 소화 흡수가 잘돼 소화력이 약한 환자나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으며, 엽산 성분이 풍부해 임신 중인 산모와 태아에게도 아주 좋은 식재료이다.
애호박으로는 호박나물, 호박전, 호박찜, 호박찌개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며, 가늘게 채 썰어 고명으로 얹기도 한다. 호박은 새우젓과 음식 궁합이 좋은데, 새우젓을 넣고 조리하면 호박이 무르지 않고 뭉그러지지 않도록 조리할 수 있다.
새우젓은 발효하는 동안 새우 껍질에 존재하는 키틴이라는 성분의 일부가 분해돼 ‘키틴 올리고당’이 생기는데, 키틴 올리고당은 면역에 관여하는 대식 세포를 활성화하고, 면역 담당 세포를 강화시켜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음식 궁합뿐만 아니라 항암 효과까지 있는 애호박과 새우젓을 이용해, 쌀쌀한 날씨에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애호박젓국찌개를 끓여 보자.
조규봉 기자 ckb@kukimedia.co.kr
도움말:샘표요리과학연구소 지미원 / 송지희 영양사&고효정 셰프
[항암 밥상-애호박 젓국찌개] 찬바람 불때 따뜻한 국물… 넉넉한 즐거움
입력 2014-10-21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