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 종양세포만 골라 정밀 타격… 光역학 치료 대중화 열린다

입력 2014-10-21 02:34
한세준 교수는 광역학 치료는 임신을 계획 중인 가임여성에서 발생한 자궁암을 효과적으로 치료 가능하다며 특히 재발암과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에게도 시행될 수 있어 일반치료가 어려운 환자들 치료에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가 광역학 시술을 이용해 부인과질환을 치료 중에 있다.
광역학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동성제약의 2세대 광과민제 '동성포토론'이 지난 9월 5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됨으로써 빛을 이용한 암 치료의 새로운 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광역학 치료는 암환자에게 광과민제를 주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광과민제가 환자의 암 조직에 축적되면 광과민제를 활성화시키는 파장의 레이저를 암조직에 쏘인다. 이때 광과민제에서 활성산소가 발생하면서 암 세포가 파괴되는 것이 치료 원리이다. 광역학 치료는 통증이 거의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정상 세포에 피해를 주지 않고 암세포만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도 거의 없으며 합병증 발생 위험도 적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광과민제는 1세대로 주사 후 약 3일 정도(48∼72시간)의 기간이 지난 후 레이저 시술을 하며 약 4주 정도의 차광시간이 필요하다. 치료할 수 있는 종양의 깊이도 약 4mm에 불과하다.

반면 동성제약의 광과민제인 '동성포토론'(사진)은 주사 3시간 후에 레이저 시술을 할 수 있으며 시술 후 최대 3일이면 퇴원할 수 있다. 치료할 수 있는 종양의 깊이도 18mm에 달한다. 즉 시술의 편의성뿐만 아니라 환자 삶의 질을 현격히 높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1세대 광과민제에 사용하는 레이저 조사기는 파장이 630nm로 665nm가 필요한 2세대 광과민제에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동성제약은 이미 지난 2012년 10월에 의료용 레이저 조사기 UPL-FDT를 허가 받은 상태다.

이러한 광역학 치료는 현재 국내에서 피부기저세포암 치료 등 그 허가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지만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자궁경부암, 자궁암, 자궁경부 이형성증, 자궁내막암, 뇌종양, 간문부담도암, 폐암, 후두암, 식도암, 대장암, 구강암 등 다양한 암종에 적용되고 있어 많은 환자들이 그 혜택을 보고 있다.

최근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는 간문부담도암 치료에 광역학 치료를 기존의 항암화학요법과 병행한 결과, 생존기간이 이전보다 2배 연장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으며 이는 유럽암학회 공식저널(European Journal of Cancer)에 게재됐다. 또 네이처 리뷰 임상 종양(Nature Reviews Clinical Oncology) 리서치 하이라이트에 소개되기도 했다.

특히 광역학 치료 가능 분야 중 우리나라에서 주목해야 하는 질환은 여성의 출산과 관계된 자궁경부암, 자궁암 등이다. 일반적으로 자궁암에 걸린 여성은 대부분 항암치료를 받다가 치료효과가 없거나 병의 진행 정도가 심해지면 자궁 적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는 가임 여성의 경우 임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치명적이다. 하지만 광역학 치료를 선택할 경우, 자궁을 적출하지 않고도 자궁 내 암세포만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최근 20∼30대 여성들의 자궁암 발병률이 높은 추세임을 고려할 때, 광역학 치료는 임신을 원하는 여성 환자들에게 유일한 희망일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출산 가능의 예는 한세준 조선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 등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잘 아는 바와 같이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광역학 치료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물론이거니와 보건복지부의 인구정책과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동성포토론이 하루빨리 국내 암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이를 통해 국내 광역학 치료가 한층 더 발전되어 다양한 암질환의 극복은 물론, 국내 출산율을 높이는 약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