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없어도 TV를 볼 수 있는 시대다. 움직이면서 침대에 편하게 누워서 혹은 야외에서 TV 없이도 TV를 본다. 비밀은 프로젝터에 있다. 극장, 회의실에서나 사용되던 프로젝터가 일반 가정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있는 영상을 TV, 모니터 등에서 볼 수 있는 기술이 자리 잡으면서 프로젝터의 활용 가치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프로젝터는 특히 1인 가구나 신혼부부 등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TV를 설치할 공간이 없거나, 벽걸이 TV를 설치하느라 벽에 구멍을 내는 게 부담스러운 세입자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요가 늘자 업체들은 좀 더 작고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배터리를 내장해 휴대성을 높인 ‘초경량 미니빔 TV(모델명: PH250)’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크기가 블루투스 스피커 정도로 책상 한쪽에 둬도 크게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무게는 430g이다. 크기는 작지만 성능은 강력하다. HD급 해상도로 화면을 전송한다. 최대 300안시루멘(ANSI-Lumens) 밝기, 10만대 1 명암비로 영상을 볼 수 있다. 안시루멘은 프로젝터의 밝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1안시루멘은 촛불 한 개를 켰을 때 밝기와 비슷하다.
배터리 내장형으로 한 번 충전하면 최대 2시간30분까지 사용할 수 있다. HDMI(디지털방식의 영상·음향 신호를 전달하는 케이블)와 USB포트를 이용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된다. LG전자 한국HE마케팅담당 허재철 상무는 “이제는 미니빔TV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처럼 항상 휴대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LG전자 ‘초경량 미니빔 TV’ 가격은 54만원이다.
국내 중소기업인 티오이십일콤즈는 유선은 물론 무선으로도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는 피코프로젝터 ‘스마트큐빔’을 내놨다. 피코프로젝터는 크기가 작은 프로젝터를 가리키는 말이다. 상당수 중소기업 제품이 제조단가를 낮추기 위해 부품과 제작을 중국에 맡기는 것과 달리 ‘스마트큐빔’은 부품이 국산이고, 생산도 국내에서 한 게 특징이다. ‘스마트큐빔’은 미라캐스트, DNLA, 소프트 AP 등 3가지 방식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무선 연결할 수 있다. 가로·세로·높이가 모두 6㎝인 정육면체 모양에 무게는 200g에 불과하다.
이동하면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특히 침대에 누워서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이동성이 뛰어난 게 장점이다.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데다, 작고 가벼워서 벽만 있다면 옮겨 다니며 어디든 화면을 투사할 수 있다. ‘스마트큐빔’은 50안시루멘의 밝기와 WVGA(800×480) 해상도를 갖췄다. 투사 거리에 따라 최대 120인치 화면을 만들 수 있다. 3400㎃h 배터리를 내장해 한 번에 최대 5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 가격은 29만9000원이다.
티오이십일콤즈 류병철 대표이사는 “TV 콘텐츠를 스마트폰 등 여러 기기에서 볼 수 있게 되면서 시청 습관은 이제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게 됐다”면서 “개인별 시청 습관이 더욱 다양해 질것으로 보여 관련 하드웨어와 콘텐츠의 새로운 융합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국내 벤처기업 이노아이오와 손잡고 내놓은 피코프로젝터 ‘스마트빔’은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이 14만대에 달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스마트빔’은 가로·세로·높이가 모두 4.6㎝다. 프로젝터 중에서 가장 작고, 무게도 129g에 불과하다. 스마트폰과 케이블만 연결하면 별도의 설정 없이 작동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빔’을 구입하면 뽀로로, 구름빵 등 220여편의 만화, 동화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홍콩전자전에 스마트빔 등 중소기업 10개사의 앱세서리(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주변기기)를 전시하는 등 이들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미니 프로젝터의 마법 집안 어디든 안방극장이 짠∼
입력 2014-10-22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