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비 기자의 암환자 마음읽기] 유방절제땐 복원술 동시 실시… 치료후 삶의 질에 초점

입력 2014-10-21 02:04

‘착한 암’으로 알려진 갑상선암은 1cm 정도의 작은 크기여도 암이 생긴 갑상선과 그 주위 림프절까지 제거하는 갑상선 전절제술이 전통적인 치료방법이다. 암 덩어리가 한쪽 갑상선엽에 국한되어 있더라도 잔류암을 우려해 반대편 갑상선엽까지 떼어낸다. 완치에 도달하더라도 꾸준히 갑상선 호르몬 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서는 갑상선암이 ‘착한 암’일 수 없다.

유방암 환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재발과 전이의 가능성을 제로(0)로 만들기 위해 병기와 상관없이 유방을 전부 절제하는 유방전절제술이 보편적으로 시행된다.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여성들은 달라진 외형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뿐만 아니라 좌우 불균형으로 척추와 허리, 골반이 뒤틀어지며 신경통과 관절염을 앓는다. 또 수술 후 인조유방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매번 착용해야하는 번거로움과 신체활동의 제한 등 불편함을 감수해야한다.

유방암과 갑상선암에서 시행되는 전절제술은 90% 이상의 놀라운 생존율을 가져왔으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치료 후 삶의 질 저하를 피하기 힘들다. 치료 성적이 좋을수록 ‘암환자’란 이름표를 뗀 이후의 삶이 여전히 ‘환자스럽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이제는 암환자들의 치료 성향도 완치만을 유일한 목표로 삼던 모습에서 치료 이후의 삶을 고려하며 치료전략을 세우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갑상선암의 경우 목의 흉터가 남지 않도록 로봇수술로 유명한 병원을 찾아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자신이 갑상선 한쪽만 절제해도 되는 경우인지 서로 다른 병원의 의료진을 만나 자문을 구하는 사례도 많아진 편이다.

최근 만난 유방암 환우회에서는 유방절제술과 유방복원술을 동시에 받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사례의 주인공은 한쪽 가슴을 잃은 자신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아 동시 수술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유방절제술과 유방복원술을 동시에 받는 환자는 절제술만 받는 유방암 환자에 비해 두세 배 큰 고통이 따른다고 한다. 의술에 무지하더라도 큰 수술을 여러 개 받는다는 것이 무척 고통스러운 일임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그녀는 암 치료 후 그 흔한 ‘우울증’ 한번 앓지 않았으며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빨랐다고 한다.

앞서 소개한 갑상선암 로봇수술과 더불어 유방암 환자가 유방절제술과 유방복원술을 동시에 받는 것은 치료비용도 많이 들뿐더러 용기도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치료방법 이외의 시도가 늘고 있는 까닭은 짚어볼 만하다. 이는 암환자들이 살아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며 각종 후유증에 적응해 가며 살기보다 능동적으로 치료방법을 설계해 나간다는 점이다. 어떤 선택이든 의료진과의 상의가 우선일 것이다. 다만 환자가 적극적으로 병에 대한 최신 치료 방법을 적용해 나가는 일은 암 치료 후 삶의 질을 높이는 의미 있는 일이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