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당뇨 잡으려면 만성 치과질환도 신경써야

입력 2014-10-21 02:57
황정빈 신세계치과 원장

당뇨라고 불리는 만성 대사성 질환은 우울증, 소화기 질환, 암 등 다양한 부작용과 연관 질환을 일으키는 무서운 병이다. 유전, 비만, 스트레스, 고지방의 식단, 흡연, 음주 등이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췌장에서 만들어진 인슐린이 세포의 인슐린 수용체에 결합되면 티로신키나제, PI3K, Ras, AMPK 등 다양한 효소와 단백질 분자들의 반응에 의해 당과 단백질 대사가 조절된다. 그러나 조절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당대사를 비롯해 합병증이 생기게 된다. 당뇨 약물 치료는 기전에 따라 인슐린 설폰요소제 메트포르민(metformin) 등이 사용된다. 운동요법과 식단 개선으로 치료가 되지 않는 당뇨 환자는 당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를 받게 된다. 만성 치과 질환을 가진 당뇨 환자는 이러한 약물 치료를 어렵게 만든다.

치과 질환이 있는 경우 세균과 면역작용의 부산물들이 당뇨 환자의 인슐린 저항 과정에 개입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인터루킨 같은 각종 사이토킨 및 종양괴사인자(TNF-α)를 포함한 염증 분자와 C-반응성단백질(CRP), 프로스타글란딘 등이 있다. 이들 염증 부산물들은 인슐린이 인슐린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는 등 정상적인 대사 작용을 방해한다.

최근 치과 질환이 당뇨와 당뇨 합병증을 일으키는 하나의 중요한 원인임이 밝혀지고 있다. 실제 만성적인 치과 질환에 노출된 환자 중에 당뇨 환자들이 많다. 치과 질환이 심할수록 당 조절이 어렵다. 치과 감염과 만성 염증을 가진 인슐린 저항성 당뇨 환자의 경우 구강 내 염증의 원발성 부위를 진단해 제거해야 한다. 입안의 치아와 치아 주변의 잇몸은 감염이 돼도 환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세균 감염 후 잇몸이 파괴되면 세균이 몸 안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치아 주변의 조직은 감염이 돼도 세포가 파괴되는 것에 저항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는 급격한 세균 감염을 막아 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감염된 잇몸이 아프지도 않고 보기에 멀쩡해 육안으로 감염을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세균 감염 여부는 유전자 검사로 알 수 있다. 감염된 잇몸의 치료는 항생제와 소염제의 투약과 함께 잇몸 수술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신경 치료를 받은 치아는 감염이 없어도 상아질이 면역 세포에 의해 비자기로 인식돼 오스테오폰틴, 인테그린 등의 종양 지표 물질이나 종양괴사인자(TNF) 세포 외 기질단백질이나 효소들이 생성된다. 이들은 당뇨 환자에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혈관 내에 혈전 형성을 가속화시켜 뇌혈관 질환 등의 당뇨 합병증의 원인이 된다. 본 병원에 내원한 환자의 경우 신경 치료가 돼 있는 치아들을 발치해 세균 검사를 했는데 모두 다량의 혐기성 세균에 감염돼 있었다. 조립형 임플란트는 구조 때문에 조립된 공간에 혐기성 세균이 존재한다. 연결 부위가 점막 내부에 있으므로 혐기성 세균을 우리 몸속에 넣은 셈이다.

임플란트 연결 부위에서 증가된 세균이 지속적으로 혈관에 공급되기 때문에 당뇨 환자에서 당뇨를 악화시킬 수 있다.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 소독을 해도 완전 멸균은 불가능하다. 소독을 해도 5분에서 3일 이내에 다시 세균의 증식이 일어난다. 당뇨 환자에서 만성 염증에 의한 인슐린 저항성으로 당 조절이 어려운 경우 이들 감염 발생 부위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당뇨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황정빈 신세계치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