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외국인들 귀환에 1930선 안착

입력 2014-10-21 02:09

12거래일 만에 국내 증권시장으로 외국인투자자가 돌아오면서 코스피지수가 30포인트 가까이 급등, 1930선에 안착했다. 이날 급등을 두고 코스피가 바닥을 치고 오르기 시작한 것인지, 단순히 1900포인트 저가 매수세 유입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불과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20일 신한금융투자 곽현기 연구원은 지수 반등이 지속 가능하다며 국면이 전환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지난 주말부터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이라는 펀더멘털 변화가 있었고,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6만4000건으로 2000년 4월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산업 가동률은 79.3%로 2008년 5월 이후 최고치였다. 곽 연구원은 “임금 상승, 소득 증가는 주식 상승의 가장 강력한 근거”라고 강조했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단기 바닥권에 근접했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V자’ 형태로 주가가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코스피가 이미 과거 1, 2차 양적완화(QE) 종결 국면만큼 크게 떨어졌다는 점에서 향후 급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추세적 상승’으로 국면이 바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신중론이다. 김 팀장은 “유로존의 불안이 중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시장에 우호적인 통화정책이 나오더라도 다소 시차가 필요하다”며 “코스피는 추세적 상승보다 재차 하락하면서 저점을 테스트하는 ‘다중 바닥형’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돈의 힘’으로 밀어올린 증시에 대한 신중론은 계속된다. 아이엠투자증권 강현기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에 나타난 조정은 시장 색깔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간 우리 시장에도 유동성 통로가 됐던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면 그간 일부 종목에 집중됐던 유동성이 빠져나가며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강 연구원은 “주도 주 교체 과정에서 지금까지 유동성이 몰린 경기 둔감재 등 업종의 주가 조정이 거칠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