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편지 받은 ‘의사’ 정의화 국회의장 “겁에 질려 있었는데 안심시켜 줘 고맙습니다”

입력 2014-10-21 03:12

정의화 국회의장이 중남미 순방 중 비행기 안에서 응급처치한 2세 여아 ‘미아’의 어머니에게서 감사편지를 받은 사연이 20일 뒤늦게 알려졌다.

미아의 어머니인 다니엘라 시미즈씨는 지난 6일 “비행기에서 우리 딸의 눈을 돌봐줘서 고맙다”며 이메일로 정 의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시미즈씨는 “한밤중에 (의장을) 잠에서 깨워 미안했다”며 “딸의 눈에 문제가 생길까봐 너무나 겁에 질려 있었는데, 당신이 우리를 안심시켜 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녀는 환하게 웃고 있는 딸의 사진(사진)도 함께 첨부했다.

일본인 3세로 브라질 상파울루 시청에서 근무하는 시미즈씨는 한국인 2세인 남편 에도라도 김씨와 결혼해 미아를 낳았다고 한다. 정 의장이 응급 치료한 미아가 공교롭게도 한국계 3세인 셈이다.

앞서 정 의장은 지난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상파울루로 향하던 중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며 의료진을 찾는 기내방송을 듣고 뛰어나왔다. 미아는 당시 좌석 손잡이에 눈을 부딪혀 울고 있었다고 한다. 정 의장은 아이 상태를 살펴본 뒤 큰 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간단한 응급처치를 하고 자신이 지니고 있던 인공눈물을 건네며 부모와 아이를 달랬다.

신경외과 전문의이기도 한 정 의장은 ‘119 의원’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의원활동 중 ‘전문성’을 발휘한 경험이 많다. 정 의장은 2005년 12월 호남의 폭설피해 지역을 방문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 간질 증세를 보이던 중년 남성 승객에게 신속한 응급처치를 한 바 있다. 2000년 초 국회에서 뇌졸중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권익현 전 의원과 2004년 9월 본회의장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연설 도중 실신한 김용갑 전 의원의 응급조치에 나선 적도 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