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서 재활용업체를 운영하는 저우광슈는 늘 아침 식사에 포함됐던 옥수수 죽을 더 이상 아들에게 먹이지 않는다. 얼마 전 인터넷에 돌아다니던 기사를 친구가 보여준 뒤부터다.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은 아시아인들에게 불임을 유발하기 위한 미국의 계략이다”는 내용이다. 저우씨는 “나뿐만 아니다. 주변의 친구들도 모두 걱정하고 있다. 모든 옥수수는 다 GMO 아니냐”고 했다.
중국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20일 중국 정부가 GMO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농업부는 지난달 28일부터 GMO가 위험하다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신문과 방송은 물론 세미나와 길거리 캠페인까지 나서며 대대적인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지난해 말 “신기술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의심은 온당하지만 중국은 생명공학이 안전하다는 점을 확신시켜야 하고 외국 업체들이 GMO 시장을 장악하도록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은 국내 반발에 막혀 GMO를 재배하지 못하고 있다. 곡물시장 분석가 리창은 블룸버그 통신에 “중국 사람들의 GMO에 대한 반감은 과학적 지식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며 “자칫 바이오 기술에 대한 정부 지원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미 쌀과 밀, 대두의 최대 수입국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옥수수도 2020년에는 최대 수입국이 될 전망이다. 중국의 곡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경제 성장과 함께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서 사료 수요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국은 돼지고기 1위 소비국이고 닭고기는 2위, 소고기는 미국과 브라질에 이어 세계 3위다.
문제는 수입 곡물의 대부분이 GMO라는 것이다.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미국의 경우 생산된 옥수수의 93%, 대두의 94%가 GMO로 추정된다.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으로서는 GMO에 관한 한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中 정부 “GMO 불안 해소” 대대적 홍보에도 국민들 “불임 등 유발” 의구심 여전
입력 2014-10-21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