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과거 피해 살펴보니… 아시아 확산 ‘사스’ 400억 달러 손실

입력 2014-10-21 02:17
2014년 에볼라 공포는 2003∼2004년 홍콩에서 시작해 중국 등으로 확산됐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연상시키고 있다.

이미 에볼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 14일 기준 4546명으로 사스 당시 사망자 774명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70% 이상에 달하기 때문이다. 사스는 치사율이 11% 수준에 그쳤기 때문에 사망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사스는 감염 방식과 전파 속도 등이 에볼라보다 훨씬 위험한 바이러스였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에볼라는 전염 속도가 느리고 감염경로도 체액을 통해 감염되는 반면 사스는 공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가 훨씬 쉽고 빠르다.

치사율은 에볼라가, 감염 위험도는 사스가 앞서면서 두 질병에 대한 공포의 수준은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이 에볼라 사태 여파를 사스 당시 경험을 근거로 추정하는 이유다.

사스에 따른 경제 피해는 어땠을까. 사스는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확산됐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등에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대신 급성장을 이루고 있던 중국의 성장률이 그해 급락하면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끼쳤다. 여행 자제로 항공·여행업계 등은 크게 위축됐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2003년 1분기 4.1%를 기록했던 홍콩의 경제성장률(실질GDP)은 사스가 발생한 그해 2분기 -0.9%까지 급락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같은 기간 10.8%에서 7.9%로 내려앉았다. 이 같은 충격은 글로벌 경제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사스가 창궐한 2003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의 0.6% 포인트가 잠식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2003년 하반기 당시 세계 경제 회복세를 타고 중국은 그해 3분기, 4분기에 성장률 9.6%, 9.9%를 회복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2003∼2004년 사스로 인해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400억 달러(약 43조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조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