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환풍구 추락참사] 국민안전의식 100점 만점에 17점

입력 2014-10-21 02:23

최근 세월호 침몰 참사,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등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국민들의 안전의식도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성수대교 붕괴 사고 20년을 맞이해 지난 8월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안전의식 수준을 조사했다고 20일 밝혔다. 그 결과 응답자의 안전의식은 100점 만점에 17점에 그쳤다. 2007년 비슷한 조사에서 안전의식지수가 30.3점인 것과 비교해도 크게 후퇴한 수치다.

일상생활에서도 안전불감증이 팽배한 상태였다. 승용차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7.5%였고, 비상구가 없거나 부실한 노래방을 그냥 이용한다는 대답도 81.9%나 됐다. 또 심폐소생술 관련 실습교육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다는 응답이 45%, 소화기 사용 실습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경우도 31.1%에 달했다.

주변 건물과 사회기반시설 등에 대한 종합적 안전수준도 10점 만점에 5.3점으로 선진국(7.8점)에 못 미쳤다. 실제 국토교통부와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따르면 도로 다리 터널 등 국민 안전과 관련된 시설물 가운데 30년 이상 경과해 노후화된 것은 1984년 325개에서 올해 현재 2328개로 급증했다. 전체 인프라에서 30년 이상 노후된 시설물이 차지하는 비율인 ‘인프라 고령화율’도 2014년 11.0%에서 2024년 24.4%로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 투자의 필요성에 대해선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응답자의 97.2%가 우리 생활·사회기반시설의 안전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안전 투자의 우선순위는 생활기반시설 중에서는 학교(75.4%), 사회기반시설 중에서는 다리(33.3%)와 상하수도(25.3%)의 우선순위가 높았다.

연구원 관계자는 “국민의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훈련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각종 노후시설의 안전수준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