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문단서 바람… 프랑스·독일 작가 다리외세크·슐링크 한국 온다

입력 2014-10-21 02:31 수정 2014-10-21 15:09
유럽 문단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킨 프랑스 소설가 마리 다리외세크(45)와 독일 소설가 베른하르트 슐링크(70)가 이달 나란히 한국을 찾는다.

소설 ‘가시내’의 한국어판(열린책들) 출간에 맞춰 방한하는 다리외세크는 프랑스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정치적 무질서, 실업난 등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한 젊은 여성이 암퇘지로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1996년 데뷔작 ‘암퇘지’로 프랑스 문단에 큰 충격을 몰고 온 그는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숱한 화제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10대 소녀의 성적, 육체적 성장기를 파격적이고 적나라하게 그린 ‘가시내’도 2011년 프랑스에서 출간되자마자 “여자들의 잔인하고 냉혹한 사춘기를 완벽하게 재현해냈다”(르몽드) “다리외세크는 왜 ‘가시내’와 함께 쓰레기통에 빠졌는가”(렉스프레스) 등의 평을 받으며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다. 이 소설은 1980년대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사춘기 소녀 솔랑주가 성에 눈을 떠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번이 첫 방한인 다리외세크는 28일 교보문고 영등포점에서 독자들과 만나는 데 이어 29일 이화여대에서 ‘번역, 제약의 글쓰기’를 주제로 강연한다. 30일에는 주한 프랑스문화원에서 한국 여성작가와 함께 ‘문학 작품 속 여성 몸의 동물성’을 주제로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

영화 ‘더 리더’의 원작 ‘책 읽어주는 남자’로 유명한 슐링크도 이달 말 한국을 찾는다. 제4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그는 시상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하며 28일 낮 12시 연세대 새천년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초청 강연회에서 독자들과 만난다.

‘우리는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강연회에서 슐링크는 독일의 과거사 청산과 극복 문제, 자신의 작품세계 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1944년 독일 빌레펠트에서 태어난 슐링크는 법학 교수로 재직 중이던 87년 추리소설 ‘젤프의 법’을 발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 ‘책 읽어주는 남자’ ‘귀향’ 등을 통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져왔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