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전 세계가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으로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려움 속에서도 용감한 여성이 있습니다. 긍정의 바이러스도 함께 전파했죠. 바로 베트남계 미국 간호사 니나 팸(26)입니다. 그가 남긴 영상메시지가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있습니다.
팸은 2010년 미국 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간호사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미국 내 첫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인 토머스 에릭 던컨을 치료하던 팸이 지난 12일 에볼라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죠. 미국 내 두 번째 감염자가 됐습니다.
팸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항공기 편으로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시설로 옮겨졌습니다. 텍사스건강장로병원 동료들은 팸이 이송될 때 쾌유를 기원하는 플래카드를 만들어 응원했죠. 이 과정에서 팸의 치료를 전담했던 개리 웨인스테인 박사는 특별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을 떠나기 전 팸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 유튜브에 올린 것이죠.
영상에 담긴 팸의 모습은 꽤 밝습니다. 웨인스테인 박사는 팸에게 “호전돼 고맙다”며 “우리의 첫 번째 환자(토머스 에릭 던컨)를 보살피는 팀에 합류한 것도 고맙다”고 말합니다. 팸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웨인스테인 박사가 “(팸의 도움은) 많은 것을 의미하고, 엄청난 노력이었다”고 말하자 팸은 이내 울음을 터뜨립니다.
웨인스테인 박사와 다른 의료진은 그에게 “당신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고, 팸은 그제야 “메릴랜드로 모두 놀러 와라”고 손짓을 하며 농담을 던집니다. 동료들도 “메릴랜드에서 파티를 하자”며 웃어 보입니다. 눈물을 흘리는 팸에게 웨인스테인 박사는 “울지 마라. 행복의 눈물은 괜찮다”며 달랩니다. 마지막으로 팸은 “모두 사랑한다”고 했고, 웨인스테인 박사 역시 “우리도 니나를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56초 분량의 짧은 영상이지만 팸과 동료들의 따뜻한 진심이 느껴집니다. 이 영상은 20일 현재 40만뷰를 넘어섰습니다. 네티즌들은 “니나, 에볼라에 감염돼 유감이다” “당신의 쾌유를 위해 기도한다” “정말 용감한 여인이다” “힘내서 싸워라” “우리도 당신을 사랑한다”라고 응원했습니다. 팸이 텍사스를 떠나 메릴랜드주에 도착했을 때도 공항은 완쾌를 기원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죽음의 바이러스’라 불리는 에볼라입니다. 백신도 없고, 치사율도 70%에 이르는 무서운 존재죠. 언제 생을 마감할지도 모르는 극한 상황에서 미소와 여유를 보이는 팸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에 박수를 보냅니다. 한 가지 잊어선 안 되는 사실도 있습니다. 에볼라 치료를 위해 발 벗고 나선 팸의 용기입니다. 그의 의료인 정신은 인류가 에볼라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합니다. 팸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친절한 쿡기자] 죽음의 바이러스에 ‘희망 백신’
입력 2014-10-21 0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