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들은 수수료 부담에 우는데… 밴社 매출·이익규모 4년간 2배로

입력 2014-10-21 02:10
카드결제 승인을 중개하고 카드전표 매입을 대행하는 밴(VAN)사의 매출과 이익 규모가 4년간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이던 밴사의 매출과 이익 규모가 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11개 밴사의 지난해 매출은 1조2150억원으로 2009년(5574억원)에 비해 2.2배 수준이 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597억원에서 991억원으로 1.7배가 됐다.

업체별로 보면 지난해 나이스정보통신의 매출액은 2007억원으로 2009년(984억원)에 비해 급증했다. KIS도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521억원과 78억원에서 1300억원과 132억원으로 증가했다.

밴사들은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에서 결제가 이뤄질 때마다 금액에 상관없이 카드사로부터 중개료로 건당 60∼100원, 전표매입 대행료로 건당 50∼60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카드사는 소액결제가 많아질수록 역마진이 생겨나는 셈이다. 카드사들은 이 역마진을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로 보충한다. 현재 신용카드 수수료는 평균 2.12%인데 카드사들은 이를 인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런 밴사와 카드사의 이익 증대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새정치연합 한명숙 의원은 “대형 가맹점 중심으로 밴 시장에 리베이트 문화가 만연하고, 이 때문에 밴 수수료 인하가 어려워지고 최종 소비자가 그 비용을 지불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공공 밴을 도입하는 문제를 깊이 고려해 달라”고 제안했다. 김 의원도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여력이 없다는 것은 엄살에 불과하다”며 “밴 수수료 체계를 개선하면 하루에 수천개씩 문을 닫는 영세 가맹점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