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시인이 빚은 詩語… 일본인 영혼에 예수님 심었다

입력 2014-10-22 02:33

일본 기독교계에서는 역대 일본으로서 가장 많은 일본인에게 예수님을 알게 해준 사람으로 장애인 시인 미즈노 겐조를 꼽는다. 초등학교 4학년인 11세 때 예기치 않은 뇌성마비에 걸려 전신이 마비돼 평생 자리에 누워 지내고 언어능력조차 상실한 그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을까? 바로 시(詩)다. 그의 영혼에서 나오는 아름답고도 진귀한 시어들이 숱한 일본인들의 가슴과 영혼을 사로잡은 것이다.

뇌성마비에 걸린 그는 우연히 전도활동을 하던 목사님을 통해 복음을 듣고 성경을 선물로 받아 읽으면서 예수님을 만났다. 그때부터 그는 가슴 가득 밀려드는 감사와 찬양을 주체할 수 없어 시를 지었다. 일본어 50음도(한글의 자음모음, 영어의 알파벳)를 벽에 붙여 놓고 어머니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글자에서 원하는 글자에 눈을 깜박여 단어를 만들고 글을 만들었다.

그는 1984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47년 동안 모두 4권의 시집을 만들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네 몸을 주님께 맡겨라’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 ‘저 천국을 향하여’ 등 제목만으로도 그의 지고지순한 신앙이 느껴진다.

‘감사는 밥이다’는 이 4권의 시집에서 엄선한 시들을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그의 일상을 통한 하나님과 가족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기쁨이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격인 ‘감사’에 대해 누구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임을 나타내기 위해 밥이라고 했다.

그는 평소 어머니와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소리 내어 말하고 ‘하나님 아버지’라고 불러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흔히 좋은 글은 주옥같다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겐조의 시는 그 표현조차 부족할 정도로 맑고 아름답다. 그는 시를 쓰는 이유를 ‘잊기 전에’라는 시에서 일부 나타냈다. “…지금 들은 것/ 보인 것/ 마음에 느낀 것/ 잊기 전에/ 사라지기 전에/ 주의 아름다운 은혜를/ 찬양하는 시를 만들자….”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