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형·무당 동생 ‘엄마 찾아 삼만리’… ‘우리는 형제입니다’ 10월 23일 개봉

입력 2014-10-22 02:26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생이별한 형제가 30년 만에 만났다. 이산가족 상봉 TV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형 상연(조진웅)이 한국에서 살고 있는 어머니(김영애)와 동생 하연(김성균)을 찾기 위해 TV에 신청했다. 하지만 막상 만나고 보니 “정말 한 핏줄 맞아?”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직업과 말투 그리고 성격이 완전 딴판이다.

게다가 30년 만에 만났다는 기쁨도 잠시, 30분 만에 어머니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형제는 어머니를 봤다는 제보를 쫓아 전국 방방곡곡 원정을 시작한다. 23일 개봉되는 장진 감독의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미국 목사 형과 경상도 박수무당 동생이 ‘엄마 찾아 삼만리’를 떠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 가족영화다.

사실 스토리는 뻔하다. 30년 만에 만난 형제가 좌충우돌하다 결국에는 어머니를 찾고 행복한 순간을 맞이한다는 결말. 하지만 특유의 유머감각과 휴머니즘으로 관객을 웃기고 울린 장 감독의 연출력으로 뜻밖의 재미를 안겨준다. 얼마 전 누아르 액션 ‘하이힐’로 새로운 장르를 선보인 장 감독은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하자 자신의 전매특허인 코믹드라마로 돌아왔다.

경상도 사투리를 쓰지 않고 서울말과 영어를 유창하게 사용하는 형이 마뜩찮은 동생은 사사건건 시비를 건다. 동생은 “미국에서 혼자 잘 먹고 잘 살지 왜 가족을 찾는다고 난리를 쳐서 엄마까지 잃어버리게 하느냐”고 형에게 윽박지른다. 미국으로 입양된 후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경험을 하고 상처를 받은 형은 아무 말도 못하고 묵묵부답이다.

형제의 말다툼으로 시작된 영화는 어머니를 찾아가는 길에서 서로 모르고 있었던 각자의 사연이 드러나면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가족이 다함께 모인 결말도 훈훈하다. 당초 크게 기대하지 않다가 점차 입소문이 나면서 관객이 대거 몰려든 가족영화 ‘7번방의 선물’처럼 ‘우리는 형제입니다’ 역시 이 같은 흥행 방식을 답습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군도: 민란의 시대’ 등에서 동반 출연한 조진웅과 김성균이 형제 역할을 맡아 웃음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따뜻한 연기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쏙 빼놓는 ‘국민엄마’ 김영애의 연기도 돋보인다. 각종 홍보물에서는 목사와 무당의 대결구도를 내세웠으나 형제의 직업일 뿐 종교성을 띤 영화가 아니다. 102분. 12세가.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