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일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도발행위를 하고 있다. 북한은 19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우리군의 경고사격에 대응사격을 했다. 북한군이 MDL 인근까지 내려와 우리군의 경고사격에 대응사격을 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어서 북한의 의도가 주목된다.
북한군은 전에도 종종 MDL 인근에 출몰해 지형지물을 정찰하거나 정비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우리군의 경고방송이나 경고사격이 있으면 순순히 북쪽으로 철수했다. 전날인 18일에도 북한군은 강원도 철원군 3사단 지역 MDL 인근에 모습을 드러내 MDL 푯말을 정비했지만 경고사격이 있자 금방 되돌아갔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전날과 비슷한 시각인 오전 8시10분쯤 파주 1사단 MDL 지역에 10여명의 북한 군인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처음에는 MDL에서 수백m 떨어진 지역에서 지형지물을 점검하더니 오후 2시33분부터는 MDL 바로 인근까지 접근한 뒤 우리군의 경고방송이 있자 되돌아가는 행태를 7차례 반복했다.
그러다 오후 5시40분쯤 다시 MDL선까지 내려왔다. 우리군은 기관총 수십발을 MDL 남쪽으로 발사하는 경고사격을 했다. 그러자 북쪽에서 총성이 나고 우리군 최전방 관측소초(GP) 고가초소에 북한이 쏜 것으로 보이는 2발의 총탄 자국이 발견됐다. 5분 뒤 우리군은 북한군 GP 방향으로 수십발의 대응사격을 했고 5분 뒤 추가로 수십발을 더 쐈다. 그런 뒤에야 북한군은 GP쪽으로 철수했다.
군은 북한군이 우리 측의 경고사격을 유도하고 대응사격을 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우리 측의 경고사격을 유도한 뒤 대응사격을 한 것과 양태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북한 경비정이 우리 측의 경고사격에 대응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었다. 또 지난 10일 우리 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삐라) 살포 시에도 고사총탄을 발사해 우리군이 대응사격에 나서게 만들기도 했다.
북한이 이처럼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데는 지난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군사 당국자 접촉 결과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남북 2차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또 우리군의 대응태세를 살펴보려는 뜻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북한이 최근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 향후 MDL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 MDL 푯말 확인작업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13일쯤부터 MDL 인근에서 푯말 확인작업을 하는 모습이 관측됐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우리 軍 대응태세 떠보고 대북전단 살포에 무력시위
입력 2014-10-20 0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