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동 모텔서 화재… 1명 사망·33명 부상

입력 2014-10-20 02:41
소방대원들이 18일 밤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서구의 한 모텔 주변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재로 투숙객 중 여성 1명이 숨지고 32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관 1명도 머리를 다쳤다. 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33명이 다쳤다. 모텔 투숙객들은 경찰 조사에서 화재 당시 화재 경보나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1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9시30분쯤 A모텔 지상 주차장 창고에서 불이 나 1층 통로로 연결돼 있던 바로 옆 모텔까지 번졌다. 두 모텔에는 중국인 관광객 42명을 포함해 총 90명의 투숙객이 머물고 있었다. 불이 나자 투숙객 가운데 27명은 건물 옥상으로 긴급 대피해 2시간여 만에 모두 구조됐다.

그러나 이 불로 인해 A모텔 상층부 객실에 머물고 있던 송모(43·여)씨가 숨졌다. 이모(21)씨 등 투숙객 32명도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구조 작업을 벌이던 소방대원 1명도 위에서 떨어진 대리석 파편에 맞아 뇌진탕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처음 불이 난 모텔은 8개층에 47실, 불이 옮겨 붙은 모텔은 구관 6개층·신관 8개층에 총 40실을 갖춘 중형급 모텔이지만 화재 시 이를 알릴 수 있는 방송시설은 전혀 없었다. 투숙객들 역시 화재 당시 경보기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 모텔 측은 투숙객들에게 인터폰을 하거나 문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화재 사실을 알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불로 모텔 1층 주차장이 모두 전소해 차량 3대가 불에 타는 등 소방서 추산 2억6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현장감식을 통해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등을 포함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