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의 위세가 일본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승환(32)이 소속팀 한신 타이거즈를 일본시리즈로 인도하며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CS)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이대호(32)도 절정의 타격감으로 팀을 일본시리즈로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무대인 일본시리즈에서 한국인 선수의 투타 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18일 센트럴리그 CS 파이널스테이지 4차전이 끝난 뒤 “오승환이 센트럴리그 CS MVP를 수상했다”고 보도했다. 오승환은 MVP 상금 100만엔(약 1400만원)을 받았다.
스포츠닛폰은 “거듭된 연투에도 오승환의 돌직구는 시들지 않고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선을 굴복시켰다”며 “한신이 치른 CS 6경기에 모두 등판하며 한신을 일본시리즈에 올려놨다”고 오승환의 MVP 수상 배경을 밝혔다.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 일본에 진출한 한국 선수가 일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MVP에 오른 건 처음이다.
오승환은 팀의 포스트시즌 모든 경기에 나와 경기를 매조지하는 위력을 선보였다. 그는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퍼스트스테이지 1, 2차전에 등판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2차전에서는 무려 3이닝을 던지며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요미우리와의 파이널스테이지에서도 오승환은 1∼3차전에서 모두 등판해 세이브를 거뒀다. 마지막 4차전에서도 등판해 팀의 승리를 책임졌다.
오승환의 CS 성적은 6경기 8⅓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2.16, 4세이브다. 오승환이 뒷문을 든든히 지킨 한신은 퍼스트스테이지 1승 1무, 파이널스테이지 4승을 기록하며 2005년 이후 9년 만에 일본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1985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한신은 오승환이라는 든든한 뒷문을 바탕으로 19년 만에 정상도전에 나선다. 오승환은 시상식에서 “한신 팬 여러분 정말 최고입니다”라고 말해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이어 “한신 모든 선수들이 힘을 내줬다. 나도 매일 던진다고 생각했다”며 “한신 팬들이 항상 열심히 응원해줘서 피로를 느끼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한국과 일본에서 가을이 되면 더욱 강한 ‘끝판대장’이 돼 왔다. 오승환은 한국시리즈에서 11세이브로 이 부문 독보적인 1위다. 2005년과 2011년에는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대호도 포스트시즌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대호는 퍼시픽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4경기에서 5안타 3타점으로 타율이 무려 0.417이나 된다. 퍼시픽리그 정규 시즌 우승으로 1승을 안고 시리즈를 시작한 소프트뱅크는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앞서 있다. 이에 일본 무대에서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았다. 개인적으로도 이대호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단 한번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일본시리즈는 25일부터 7전4승제로 치러진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이대호-오승환 일본시리즈 맞대결 다가왔다
입력 2014-10-20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