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공연장 참사] 환풍구 구조 어땠길래… 주변에 흔한 건물 환기용 시설

입력 2014-10-18 04:27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 붕괴 사고 현장의 환풍구는 도시에서 흔히 접하는 구조물이다. 대형 빌딩의 지하시설, 아파트 지하주차장, 지하철역 주변 등에 산재해 언제든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환풍구는 지하시설의 탁한 공기를 외부로 빼주는 일종의 굴뚝이다. 공기가 드나들도록 바둑판 모양의 철제 덮개로 덮여 있다. 붕괴 사고가 난 환풍구는 철제 덮개 6개 중 4개가 무너져 내렸다. 이런 덮개는 외형상 견고해 보여도 지탱할 수 있는 무게에는 한계가 있다.

깊이는 지하시설의 규모에 따라 다르다. 사고가 난 곳은 덮개에서 바닥까지 18.7m나 되는 대형 구조물이었다. 출동한 구조대는 환풍구 위에서 로프를 내려 추락한 이들을 구하려다 여의치 않자 유스페이스몰 건물 지하 4층 주차장으로 내려간 뒤 환풍구와 연결된 벽을 뚫고 진입했다.

붕괴된 환풍구는 평지보다 1.3m 정도 높게 솟아 있었다. 공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한꺼번에 올라가 사고가 났지만 평소엔 그럴 일이 흔치 않다.

더 위험한 건 평지와 다름없는 높이에 설치된 환풍구들이다. 불과 수십㎝ 높이의 턱만 있어 평상시 행인들이 보도처럼 덮개를 밟고 다니는 환풍구를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일수록 환풍구가 많다. 가장 흔한 지하철역 환풍구는 환승역 주변에 특히 많이 설치돼 있다. 또 큰 건물일수록 지하공간도 크게 마련이어서 주위에 많은 환풍구를 볼 수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