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가을야구 막차 SK 덕에 어부지리

입력 2014-10-18 04:12

LG 트윈스가 천신만고 끝에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LG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5대 8로 패했다. 하지만 앞서 열린 목동 경기에서 SK 와이번스가 넥센 히어로즈에 2대 7로 무릎을 꿇으며 가까스로 가을야구 막차를 타게 됐다. 이날 SK가 이기고 LG가 질 경우 4위는 SK가 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LG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것은 1998년 이후 무려 16년 만이다. 특히 LG는 올 시즌 꼴찌에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LG는 시즌 초 최하위로 성적이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당시 김기태 감독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하지만 10승1무23패 꼴찌라는 성적을 물려받은 양상문 감독이 취임한 후 LG의 순위는 꾸준히 올라갔고 결국 8월 22일 4위로 올라섰다. 이후 SK의 거센 도전이 이어졌지만 결국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포스트시즌 일정도 확정됐다. NC 다이노스와 LG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19일 오후 2시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롯데는 김시진 감독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감 감독은 LG 경기를 앞두고 오전에 최하진 대표를 만나 사퇴서를 제출했고, 롯데는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의 사의를 수용했다. 2012년 11월 14일 롯데의 제15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김 감독은 3년간 계약금 3억원과 연봉 3억원 등 총 12억원에 계약했지만 계약 기간을 1년 남기고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김 감독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와 시즌 내내 불거진 내부 불협화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김 감독은 “오늘처럼 집중해서 플레이하면 내년에 더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내년에는 뒤에서 묵묵히 롯데 건승을 기원하겠다”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전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