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판교테크노밸리축제’ 공연 환풍구 추락 사고는 축제가 한창이던 17일 오후 5시53분쯤 발생했다. 이 축제는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기업 직원들과 지역주민들이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마련됐다.
‘판교테크노밸리 문화축제로 새로운 PAN을 열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축하공연에는 포미닛, 티아라, 정기고, 체리필터 등이 공연하거나 공연할 예정이었다.
공연은 오후 5시부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신도시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에서 막이 올랐다. 공연장에는 7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공연이 시작되고 50여분이 지나 걸그룹 포미닛이 무대에 오르자 관람객들은 무대가 더 잘 보이는 곳을 찾아 앞쪽으로 이동했다. 일부 관람객들은 1m 높이의 지하주차장 환풍구 위로 올라갔다.
이 환풍구는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있었다. 환풍구 위에는 이미 여러 명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올라온 사람이 점점 늘어나 20여명을 넘어서자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환풍구 철제 덮개가 무너져내렸다. 환풍구 위에 있던 관람객 27명은 20m 아래 지하주차장으로 그대로 추락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행사 진행요원이 환풍구 위에 올라가 있는 관람객들에게 안전에 유의하라고 경고했지만 관람객들은 무시했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경고를 무시한 관람객들도 문제지만 현장에서 사고 가능성을 감지하고도 적극적으로 통제하지 않은 주최 측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환풍구 덮개 주변에 관람객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안전시설을 설치하거나 진행요원을 배치해 관람객들이 올라서지 못하도록 제지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사고 직후 직접 현장을 찾아 사고수습 지원 및 야간 공연에 맞춰 적절한 공연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 상황을 점검했다.
대표단을 이끌고 독일을 방문 중인 남경필 지사도 사고 수습을 위해 급히 귀국길에 올랐다. 경기도는 남 지사가 이날 낮 12시30분(현지시간) 라이프치히 BMW전기자동차 공장에 도착한 직후 사고 소식을 전해듣고 최현덕 경제투자실장과 함께 곧바로 프랑크푸르트로 이동, 오후 7시35분 출발하는 대항항공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또다시 안전사고로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희생된 분들과 가족들께 마음 속 깊이 애도를 표하며 부상자들의 조속한 쾌유를 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당국은 필요한 인원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주최 측인 경기도와 성남시는 안전 조치에 어떠한 문제점이 있었는지 사고 원인을 조속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성남=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이번에도… 환풍구 덮개 주변 안전시설 없었다
입력 2014-10-18 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