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 특성화센터 및 암병원] (6) 구로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

입력 2014-10-20 02:22
고려대구로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 민병욱 교수팀이 대장암 절제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고려대구로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는 다른 병원과 다른 점이 있다. 각 진료과가 한 곳에 몰려 있는 것이다. 한 자리에서 오직 대장암 치료만을 위해 특화된 협진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센터는 내원객의 동선을 고려해 설계된 공간에서 환자의 시간과 체력을 아끼는 효율적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가 길잡이가 돼 선도하는 ‘대장암 없는 세상’으로 들어가 보자.

◇무흉터 수술로 암 환자 고통을 최소화시켜=고려대구로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는 복강경 수술의 메카다. 복강경으로 대장암 환자들이 수술 후 겪을 고통을 최소화시켜주기 때문이다. 대장암 수술을 복강경으로 하게 되면 아주 작은 구멍 한두 개만 뚫고 시술하게 돼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복강경을 뱃속으로 넣기 위해 뚫은 절개창이 작아서 나중에 상처가 아문 후엔 거의 눈에 띄지 않게 된다.

이 수술을 이끄는 의사는 대장암 명의로 세계인명사전에 등재된 대장항문외과 민병욱 교수팀이다. 민 교수는 국내 대장암 환자들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병원까지 건너가 상처 없는 수술법인 ‘노츠(NOTES)’를 완벽하게 익히고 돌아왔다.

고려대 구로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는 이외에도 철저하게 ‘환자 중심’으로 돌아가기로 정평이 나있다. 환자의 이동을 최소화하는 대신 의사의 협진은 최대화시킨 덕분이다. 특히 직장암 환자의 경우 완벽한 암 절제와 함께 항문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기 위해선 방사선종양학과와의 유기적 협진이 필수적이다.

종양내과 의료진의 적극적 항암치료를 통해 끝까지 암을 추적, 섬멸하고 수술이 어려운 타 장기 전이 암도 장기별 전문가가 직접 환자 상담은 물론 수술까지 책임 집도한다. 이런 다학제 협진 시스템은 보통 절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재발, 전이, 진행성 대장암일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

대장항문외과 이선일 교수는 세계 최고 권위의 MD앤더슨 암센터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전이암 치료에 필요한 선진 치료기법을 이 센터에 이식 중이다. 실제 이 교수팀이 이곳 다학제 협진팀에 참여하면서 난치성 말기 및 전이암 치료율이 눈에 띄게 높아져 국내 전 의료기관 평균값보다 10% 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학제 협진 시스템은 대장암 환자의 진료시간도 아끼는 효과가 있다. 하루가 급한 암 환자로선 진료 및 수술 대기시간도 지루하게 느껴지기 쉽다. 이에 따라 고려대구로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는 가능한 한 누구든지 당일 진료를 원칙으로 하고, 타과 진료도 예약 없이 바로 볼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공격적 항암치료와 유전자 맞춤치료 빛봐=고려대구로병원 대장암센터 종양내과 오상철 교수는 “암 치료에 수술만이 중심이 되던 시대는 지났다. 수술 후 관리가 과거에 비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항암화학요법의 대가로 입소문이 난 오 교수팀은 이 센터에서 수술 전과 후에 항암제를 적극 투여하는 치료를 하기로 유명하다. 약물로 암의 크기와 범위를 대폭 줄여서 외과나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이 잔류 암을 좀더 쉽게 제거할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다. 병원 관계자는 오 교수팀의 이런 노력에 힘입어 대장암 환자들의 치료율과 삶의 질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본 도쿄대 의대 연수를 통해 대장암 유전자에 대한 최신 정보를 많이 얻은 종양내과 이석영 교수팀은 암 환자의 가족까지 보듬어주는 가족 치료로 대장암 예방 및 극복의 길을 열고 있는 의사다. 이 교수팀은 누구보다도 자세한 문진과 상담을 통해 가족력이 있는 암 환자의 경우 위험군을 선별, 다른 가족이 대장암에 걸리지 않게 인도해줘 호평을 받고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