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놀랐습니다. 그들이 서울패션위크를 세계화하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2015 봄여름 서울 패션위크 첫날인 지난 1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만난 알레산드로 스쿠아르치(사진)는 한국 패션의 미래를 밝게 내다봤다. 그는 “밀라노 런던 파리 뉴욕 등 세계 4대 컬렉션에는 중년관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면서 한국 젊은이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을 높이 평가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피렌체, 볼로냐에서 남성복 쇼룸을 운영하고 있는 스쿠아르치는 세계 남성복 시장에서 주목받는 패션 전문 컨설턴트다. 그는 세계 각지에서 재능 있는 젊은 디자이너들을 발굴해 그들의 디자인을 세계 시장에 소개하는 일도 하고 있다.
“역사가 깊은 서구 컬렉션들에 비해 서울패션위크는 아직 신생아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새롭고 신선합니다.”
그 자신도 한국 패션의 이 같은 매력에 이끌려 지난봄부터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몇 해 전 이탈리아에서 열린 신진디자이너 전시회에 출품한 한국 디자이너 권문수의 남성복을 접한 뒤부터 한국 패션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매우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는 권문수의 디자인을 유럽시장에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패션위크, 특히 남성복컬렉션은 해외 컬렉션에 비해 너무 늦게 열려 수주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그는 “시기를 앞당기는 것보다는 내용을 알차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열린 컬렉션에서 주문을 많이 해 예산이 남아 있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구입하고 싶은 디자인이 없다는 것을 공손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좋은 디자인이 많다면 예산을 따로 책정해놓거나 새로 마련해서라도 주문할 것이라는 얘기다. 세계적인 K팝 열풍과 한국 패션을 연결하기 위한 제일모직과 YG엔터테인먼트의 시도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한국 패션을 알릴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런 시도와 함께 글로벌 패션 무대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유명인사나 바이어, 패션전문기자들을 초청해 입소문을 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는 유명인사라고 말할 때 자신을 가리키면서 활짝 웃었다.
서울시 주최로 2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서울패션위크에는 진태옥 이상봉 등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서울컬렉션 55회, 김무홍 등 젊은 디자이너들이 작품을 소개하는 제너레이션 넥스트 25회, 프레젠테이션 쇼 5회 등 총 85회의 패션쇼가 펼쳐진다. 기간 중 진행되는 수주상담회 ‘나우바잉’에는 프랑스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 미국 백화점 ‘삭스 핍스 애비뉴’, 유럽 전역에 매장을 갖고 있는 MC2의 바이어 등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바이어들이 대거 참석하고 있다. 지난 3월 21∼26일 열렸던 2014 가을 겨울 서울패션위크 때는 200여명의 해외 바이어가 참관했으며, 340만 달러어치의 수주가 이뤄졌다.
김혜림 선임기자
“서구 컬렉션과 달리 젊은 관객들 많아 활기 한국 패션의 미래 밝다”
입력 2014-10-20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