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네 갈래길… 당신의 선택은

입력 2014-10-20 02:47
이맘때쯤이면 골목골목마다 연탄 배달 차와 리어카가 분주히 오가고, 젓갈 달이는 냄새가 담을 넘어 온 동네에 퍼졌다. 아랫목 뜨끈하게 해줄 땔감과 식탁을 풍성하게 해줄 김장 준비로 겨울 채비가 시작됐다. 요즘 도심에선 연탄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도시가스가 들어와 난방 스위치만 누르면 한겨울에도 뜨거운 물까지 콸콸 나온다. 김장도 필수에서 선택 사항이 됐다. 그리고 그 선택의 폭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김장은 우선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마트는 물론 동네가게에도 포기김치부터 백김치 총각김치 등 온갖 김치가 포장돼 진열대에 나붓이 놓여 있다. 포장김치를 사먹기로 결정했다면 김장은 잊어도 좋다.

“우리 가족이 먹을 건데 직접 담가야지. 그런데 힘이 좀 덜 드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주부들이라면 여러 가지 방법 중 원하는 것을 고르면 된다. 첫째, 통배추가 아닌 절임배추를 사서 김장을 하는 방법이 있다. 통배추를 다듬고 절이는 일은 여간 힘 드는 일이 아니다. 배추를 다듬어서 알맞은 크기로 잘라 소금을 고루 뿌려야 한다. 그리고 고루 절여지도록 위의 것과 아래 것을 바꿔 놓기를 두세 번 한 다음 헹궈야 한다. 그래서 배추 절이기가 끝나면 김장의 절반은 한 셈이다. 절임배추를 사서 김장을 하면 절반의 수고를 덜게 된다.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대상FNF종가집 등 김치 전문브랜드들은 지난 16일을 시작으로 다음달 중순까지 절임배추를 예약판매하고 있다. 10㎏에 1만5800∼2만7800원선이다. 예약 기간 중에 구입하면 시중가격보다 좀더 싸게 살 수 있다. 절임배추는 11월 중순부터 12월 중·하순까지 원하는 때 무료로 배달해준다.

두 번째는 김치양념까지 구입해 김장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무 갓 마늘 생강 등을 사서 다듬고 까고 씻어서 썰고 다지고 고춧가루 젓갈 넣고 버무리는 일도 만만치 않다. “김치양념까지 사서 한다면 어떻게 식구들 입맛에 맞게 하지?” 이런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롯데마트는 새우젓과 멸치젓을 1대1로 넣어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중부식, 풍부한 양념과 멸치육젓·새우젓 양념으로 깊은 맛을 살린 남부식 2종류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도 젓갈이 더 들어가 진한 맛의 남부식과 깔끔한 맛의 중부식 2종류를 선보인다. 대상FNF종가집은 까나리 액젓과 새우액젓을 넣어 깔끔 시원한 맛을 강조한 양념과 멸치육젓을 사용한 전라도식 양념으로 칼칼하고 깊은 맛을 내는 양념을 내놓고 있다. 4∼6.5㎏에 3만5000∼4만3800원이다. 양념 5.5㎏이면 절임배추 10㎏에 속을 넣을 수 있는 양이다.

절임배추에 김치양념까지 사서 김장을 해도 뒷설거지가 만만치 않다. 주방은 물론 거실까지 배추찌꺼기가 흩어져 있고 붉은 양념들이 여기저기 묻어있게 마련이다. 김장한 뒤 청소하는 수고도 하지 않고서야 김장을 할 수 없겠지? 꼭 그렇지도 않다. 세 번째 방법이 있다. 김치 공장에서 김치를 담그는 김장투어를 이용하는 것이다.

동원F&B는 11월 15일부터 12월 14일까지 총 40회 ‘동원 양반김치 김장투어’를 진천공장에서 진행한다. 김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참가자의 입맛에 맞게 젓갈 종류와 고춧가루의 양 등을 조절해서 속을 만들어 김장을 할 수 있다. 각자 담근 김치를 3주 내에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받으면 된다. 참가비는 1인당 8만5000원이며, 김치 10㎏과 명품겉절이 1㎏을 받게 된다. 교통편, 중식 간식 등이 제공된다. 11월 3일부터 12월 12월까지 김장투어 콜센터(080-589-5252)에서 접수하면 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