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가 17일 막을 내렸다. 개최지인 강원도와 평창군은 각각 지명이 들어간 ‘선언’과 ‘로드맵’을 통해 생물다양성을 지키려는 사람들 모두의 뇌리에 각인됐다. 2만여명의 참석자들은 멸종 속도를 늦추고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아이치 목표’의 실천방안을 모색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지금의 생물 멸종 속도가 과거보다 1000배 이상 빨라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IUCN이 평가한 생물종 5만2017종 가운데 1만8788종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현재 지구는 6500만년 전 공룡이 멸종한 이래 가장 큰 생물다양성 손실을 겪고 있다. ‘제4차 지구생물다양성전망(GBO-4)’ 보고서는 인간이 전체 지구 식물 생산량의 30∼40%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는 한 세기 전보다 배 이상 늘어난 양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지속적인 남획 탓에 1970∼2000년 사이에 포식자 어종의 절반 이상(52%)이 줄었으며, 무분별한 어획으로 연간 60만 마리 이상의 해양 포유동물이 희생됐다고 한다.
미국의 사회 생물학자 에드워드 O 윌슨은 생물다양성 감소의 원인을 5가지로 요약하고, 그 머리글자를 따 히포(HIPPO)라고 불렀다. 이들은 서식지 훼손(habitat loss), 외래종 침입(invasive species), 환경오염(pollution), 인구증가(population growth),남획(overexploitation) 등이다. 앞의 세 요인은 뒤의 두 요인에서 비롯되고, 결국 대부분 인간 활동이 생태계에 가하는 압력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세계적으로 하루에 100종이 멸종하고 있다. 약 15분에 한 종씩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작가 엘리자베스 콜버트가 쓴 ‘여섯 번째 대멸종’에 따르면 지난 50억년간 지구는 다섯 번의 대멸종을 겪었다. 그는 여섯 번째 대멸종에는 인간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한다. 대멸종을 피하려면 인간이 탐욕을 버려야 한다.
임항 논설위원 hnglim@kmib.co.kr
[한마당-임항] 대멸종
입력 2014-10-18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