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증산로 평화의공원에 있는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대표적인 에너지 체험교육장이다. 녹색연합 녹색교육센터와 에너지관리공단이 2년째 공동으로 위탁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도록 홍보하고 교육하는 일을 한다.
월드컵공원의 5개 테마공원 중 하나인 평화의공원 남서쪽에 자리 잡고 있는 서울에너지드림센터를 지난 15일 오전 찾아갔다. 에너지드림센터는 연면적 3762㎡에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로 외양부터가 특이했다. 바람개비 모양의 커다란 흰색 건물로 외벽이 경사져 있다. 1층 안내데스크에 등록한 후 관람을 시작했다. 1층 에너지드림관은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에너지의 생산 과정을 깨닫고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는 전시관이다. 안에는 견학 온 서울 서대문구 고은초등학교 4학년 학생 20여명이 센터 에너지드리머(해설자)의 안내를 받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었다.
태양광 에너지를 경험하는 코너에서 학생들은 공중에 매달린 모형 비행기 집열판에 태양광을 반사시켜 비행기가 움직이게 하는 체험을 돌아가며 했다. 태양광이 동력에너지로 전환돼 비행기가 움직이자 아이들은 신기한 듯 탄성을 질렀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단열재를 소개하는 코너도 있었다. 3중유리 창호를 소개하는 곳에서 일반 창호라고 쓰인 곳에 손을 대니 백열전구에서 전달되는 열기가 제법 느껴졌지만 3중창호라고 쓰인 곳은 미지근했다. 3중유리로 창호를 시공한 건물이 단열효과가 뛰어나다는 걸 체험할 수 있는 코너였다.
블랙아웃(대정전 사태) 체험관은 지하철 이용 시 정전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처 요령과 절전의 중요성을 체험하는 시설이다. 연료를 아낄 수 있는 친환경 교통운전을 체험할 수 있는 코너, 자전거 페달을 밟아 에너지를 만드는 코너도 인기였다.
전기제품을 사용하지 않지만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아 둬 소모되는 대기전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시설도 있다. TV, 냉장고, 세탁기, 전자오븐, 프린터 등 가전제품별로 대기전력량이 표시돼 낭비되는 전력량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에너지를 아껴 쓰고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게 지구를 살리는 길입니다. 여러분도 오늘 이곳에서 배운 것을 기억해 앞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세요.”
정순현(68) 에너지드리머가 전시관 관람 막바지에 이렇게 말하자 학생들은 “예”라고 힘차게 소리쳤다. 양다연(10·고은초4)양은 “신기한 게 많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곳을 둘러보고 에너지를 아껴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2층에는 환경 관련 기획전시가 열리는 녹색테마 전시관이 자리 잡고 있다. 각 부스에는 태양광과 지열 시설, 단열재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제품이 기업별로 나뉘어 전시돼 있었다. 3층에는 에너지 관련 강의, 세미나, 콘퍼런스, 영화상영 등을 할 수 있는 다목적실과 유아·어린이·청소년 등 연령대별로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체험학습실이 마련돼 있었다.
이날 센터에는 학생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 마포구 신수중학교 학생 18명, 관악구 봉현초등학교 학생 30명, 용산공고 학생 70명, 경기도 부천 예성사관학교 학생 18명, 은평구 산골마을 주민 10여명 등이 전시관을 둘러보고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센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림자 공연을 통해 유아들에게 에너지 절약 실천을 유도하는 ‘그림자 극장’, 보드게임을 하며 에너지 관련 지식을 겨루는 ‘출발! 드림이’, 에너지 설계사를 체험해 보는 ‘나도 에너지 설계사’ 등이 있다. 친환경 전기버스와 수소버스를 타고 인근 태양광 및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설과 자원회수시설, 물재생센터 등을 견학하는 ‘에코투어’도 하루 3∼4회 운영한다. 전시관 관람과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무료로 운영된다. 체험 프로그램은 센터 홈페이지(seouledc.or.kr)에서 예약해야 한다. 월요일은 휴관한다.
김혜애(50·여) 부센터장은 “지난해 4만5000명이 이곳을 찾았고 올해는 5만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센터가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통해 에너지 체험 교육의 산실로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블랙아웃 체험 학생들 충격 "에너지 아껴 지구 살릴래요"… 서울에너지드림센터를 가다
입력 2014-10-20 02:06 수정 2014-10-20 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