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서서 하염없이 택시를 향해 손을 흔들지 않아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택시를 불러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이 시장이 앞으로 꾸준히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의 니즈에 맞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태어난 콜택시 앱 ‘우버’는 정부와 서울시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서울 강남과 이태원 지역 등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우버를 이용해봤거나 스마트폰 활용률이 높은 젊은층의 이용이 많다.
하지만 영업 방식이 국내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우버는 언제 퇴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국내법상 택시 면허가 없는 사업자나 개인은 택시영업을 할 수 없지만 우버는 이를 무시하고 영업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박운기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등은 지난 14일 불법 택시 영업행위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행위 신고포상금 지급 조례’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우버를 겨냥한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등의 기존 택시 사업자들은 ‘밥그릇’을 빼앗긴다는 이유로 우버의 영업을 반대하고 있다.
불법 논란에도 콜택시 앱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기존 택시의 서비스에 불만이 많았던 탓이다. 야근한 뒤 아무리 택시를 기다려도 오지 않아 애를 먹었던 경험, 승차거부가 심해 매번 택시기사와 실랑이를 해야 했던 경험을 대부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콜택시 앱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주변에 있던 택시 기사가 확인하고 올 수 있다. 서비스 개선 의지가 없는 택시기사들에 불신이 쌓이면서 콜택시 앱이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자원을 나눠 쓰는 공유경제 바람에 부합한다는 의견도 있다.
때문에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IT 업체들은 콜택시 서비스 사업을 새로 시작하거나 확장해 나가고 있다. 세계 33개국 170개 도시에서 운행 중인 브라질 ‘이지택시’는 2012년 10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국내 시장이 아닌 미국에서 콜택시 앱 서비스 ‘마이타운 택시’를 출시했다. 이달 초 미국 뉴욕, 뉴저지를 시작으로 미국 주요 도시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지택시와 마이타운 택시의 경우 우버와 달리 합법적인 택시업체들과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불법 논란에서 비켜나 있다.
앞으로 콜택시 서비스 앱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콜택시 앱을 자체 개발할 계획을 밝혔고, 다음카카오도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 ‘카카오 택시’를 머지않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16일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고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 세계가 주목하는 시장 중 하나”라면서 “무조건 규제하려들기보다 새로운 서비스산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기획] 불법 논란에도 소비자는 “콜”… 콜택시 앱 시장 더 커질듯
입력 2014-10-17 0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