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신학대학원 ‘여학생 입학 차단’ 철회

입력 2014-10-17 02:47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신학원 운영이사회가 총신대 신학대학원의 여성 입학을 차단하는 결정(국민일보 9월 19일자 30면)을 사실상 철회했다.

운영이사회 관계자는 “지난 7일 긴급 임원회를 갖고 차기 이사회에서 ‘목회학 석사과정 입학자는 노회 추천 목사후보생으로 한다’는 규정을 ‘목회학 석사과정 입학자는 노회의 추천을 받도록 한다’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그는 “규정 변경 건이 운영이사회를 통과하면 여학생은 당회장·노회장 추천서만 제출하면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운영이사회는 지난달 18일 ‘여학생 때문에 남성 목회후보생들이 탈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노회에서 추천한 목사후보생’으로 입학자격을 제한했다. 예장합동은 여성목사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노회 추천 목사후보생은 전원이 남성이다.

국민일보의 단독보도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총신대 신대원 여원우회는 즉각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급기야 총신대 신대원 여동문회는 지난달 22일 광주 남구 봉선로 겨자씨교회에서 열린 예장합동 제99회 총회장 입구에서 피켓시위를 벌였으며, 총신대 신학과 학생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여성의 총신대 신대원 입학을 제한한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운영이사회는 긴급 원회를 열어 규정 경을 결정했다. 김종준 운영이사장은 “총신대가 여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신학에 꿈을 갖고 있는 여성은 누구나 총신대에서 공부할 수 있으니 적극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신미숙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는 “하나님께선 남성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동일한 사명을 주셨다”면서 “그런데도 총신대 운영이사회가 여학생의 신대원 지원을 제한키로 했다는 보도를 보고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라도 잘못된 결정을 철회한다고 하니 다행”이라며 “양성평등을 위해 예장합동이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총신대 신대원 목회학 석사과정에는 1179명이 재학 중이며 이 중 여학생은 121명이다. 총회신학원은 370명 가운데 31명이 여성이다.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