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의 50호, 51호, 52호 홈런볼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박병호는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4번 타자로 선발 출장, 세 번째 타석에서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전날 연타석포로 시즌 50호, 51호 홈런을 넘어선 뒤 이틀 연속 홈런을 쳐내며 시즌 52호 홈런을 기록한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50호 홈런 돌파는 2003년 이승엽(56홈런)·심정수(53홈런) 이후 11년 만에 나온 것이어서 기록은 물론 홈런볼 자체의 가치도 매우 크다.
홈런볼의 소유권은 야구장에서 그 볼을 주운 사람에게 있다. 과거에는 구단이나 선수가 주운 사람과 악수 한번 한 뒤 다른 사인볼이나 유니폼을 주는 것으로 홈런을 돌려받기도 했다. 하지만 홈런볼 등 스포츠 기념물에 대한 수요자가 늘고 시장이 커지는 것에 비례해 가치도 높아졌다. 즉 스포츠 기념물을 거래하는데 적지 않은 돈이 오가게 됐다.
특히 스포츠 기념물 시장이 활성화된 미국에서는 기록을 세운 홈런볼의 거래가 종종 이뤄지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98년 마크 맥과이어의 시즌 70호 홈런볼이 이듬해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인 300만5000달러에 낙찰됐다. 또 2007년 80만달러에 거래된 배리 본즈의 통산 700호 홈런볼과 75만달러에 거래된 본즈의 통산 756호 홈런볼이 역대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랭크됐다. 이와 관련해 로저 매리스가 1961년 베이브 루스의 기록을 경신한 시즌 61호 홈런볼은 5만 달러에 팔렸는데, 당시 매리스의 연봉(3만2000달러)보다 비쌌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스포츠 기념물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지만 신기록 홈런볼의 거래가 몇 차례 이뤄진 바 있다. 2003년 이승엽의 세계 최연소 300호 홈런볼은 습득자가 중국 거주 교포에게 10만 달러에 팔기로 했다는 얘기가 나오자 에이스테크놀로지의 구관영 회장이 1억2000만원에 매입한 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에 기증했다.
앞서 이승엽의 아시아 신기록 타이 기록인 55호 홈런볼은 당시 TV 홈쇼핑에서 1억2500만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낙찰자가 구매를 포기하면서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아시아 신기록인 56호볼은 삼성의 협력이벤트 직원이 습득해 구단에 기증하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경매 전문가들은 56호볼의 가격을 최소 2억원에서 최고 10억원으로 추정했다. 구단은 해당 직원에게 감사의 표시로 56냥짜리 황금공을 만들어 지급했다. 당시 시세로는 5000만원 정도였다.
또 2009년 당시 장종훈의 통산 최다 기록을 경신한 양준혁의 341호 홈런과 2013년 당시 양준혁의 통산 최다 351호를 깬 이승엽의 352호 홈런의 경우 습득자가 아직도 해당 볼을 소유하고 있다.
넥센 관계자는 “50호 홈런볼을 주운 관중이 기사를 보고 우리 측에 ‘돈을 요구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이런 기사가 나왔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며 “그래서 공을 기증해 달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하고 사과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51호 홈런공은 회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1호 홈런볼을 주운 관중이 10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요구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당사자가 아닌 주위에 있던 지인들의 부추김에 가까웠다는 설명이다. 넥센은 50호, 51로 홈런볼 습득자에게 수백만원 정도인 2015 시즌 목동구장 연간 관람권을 제시할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박병호 52호포 작렬… 기록 세운 홈런볼 가치는?
입력 2014-10-16 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