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 가운데 에볼라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인 사례가 또 나왔다.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미국 내 세 번째 감염자가 된다. 에볼라 공포도 더 확산될 전망이다.
텍사스주 보건당국은 15일 오전(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에볼라로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던컨을 치료하던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의 의료진 1명이 추가로 에볼라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여 즉시 격리했다고 밝혔다. 해당 의료진은 전날 병원에 열이 난다고 신고한 뒤 즉시 격리됐으며 예비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보건당국은 설명했다.
지난 12일 던컨을 돌보던 여성 간호사 니나 팸(26)에 이어 두 번째 의료진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건당국의 에볼라 관리 문제점도 다시금 도마에 오를 예정이다. 51명의 의료진 외에도 던컨이 숨지기 전까지 접촉한 사람 중 감염 우려 대상자가 48명이 더 있어 최대 100명의 증세를 보건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던컨과 팸이 격리 치료를 받기 전 접촉한 사람들의 에볼라 잠복기(2∼21일)가 끝나는 19일, 31일이 에볼라 확산의 최대 고비로 꼽히면서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에볼라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적다고 공언했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토머스 프리든 소장의 예측은 하루 만에 빗나갔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던컨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람 대부분이 에볼라 잠복기 중 14일을 특이 증상 없이 보냈다”며 “보통 환자와 접촉 후 8∼10일 사이 에볼라 증상이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그 이후 증세 악화로 감염 확진을 받을 공산은 낮다”고 말했다.
CDC는 추가 에볼라 감염자 출현 가능성에 대비해 자국 내 어디든 수시간 내에 출동할 수 있는 대응팀을 꾸리겠다고 발표했다. 병원마다 에볼라 환자를 격리 치료할 시설과 치료에 필요한 보호장구가 충분하지 못한 데다 바이러스에 대한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간호사들의 증언이 터져 나온 데 따른 자구책이다. 프리든 소장은 “신속 대응팀을 구성해 몇 시간 내에 환자를 치료하고 확산을 막도록 하겠다”면서 “에볼라 의심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를 접한 병원이 이에 잘 대처하고, 에볼라 전문가로 이뤄진 대응반이 돕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감염이 통제불능 상태로 악화되면서 12월 초에는 매주 1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다. 브루스 에일워드 WHO 사무부총장은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50%로 알려진 에볼라 바이러스 치사율이 70%로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WHO는 에볼라 통제를 위해 앞으로 2개월 이내에 환자의 70%를 격리 치료할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환자들을 단순하게 격리 치료하는 것에 앞서 우선 가족들에게 보호장비를 나눠주고 아주 기본적인 의약품을 갖춰주는 전략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美 의료진 또 에볼라 양성
입력 2014-10-16 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