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15일 측근인 송호창 의원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직 사퇴를 발표했다. 비상대책위원회에 이어 조강특위에도 본인은 물론 ‘안철수의 사람들’은 들어가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안 전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가 국회에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은 7·30재보선 패배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직에서 사퇴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 10일 안 대표 측 몫으로 조강특위 위원으로 임명됐던 송 의원은 회의 참석차 방문한 스위스 현지에서 서면을 통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안 전 대표는 “현 시점에서 저의 비대위 참여는 물론 저에 대한 당의 배려 차원에서 임명된 송 의원의 조강특위 참여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책임지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혁신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결정이 ‘비대위원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지역위원장을 선출하는 조강특위에만 측근을 참여시켰다’는 (당내 일부의) 비판에 대한 답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차기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사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의 조강특위 불참 결정에 대해 당내에서는 ‘기득권 내려놓기’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계파 간 진흙탕 싸움에 끼지 않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신은 비대위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함께 사퇴한 김한길 전 대표에게는 “비대위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한 말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오히려 당 지도부를 향한 무언의 압박처럼 느껴진다”는 말도 나온다. 당 지도부에 연락해 조용히 처리해도 될 일임에도 조강특위 첫 회의가 열리는 날 공개적으로 사퇴소식을 밝힌 것에 대한 의구심이다.
한편 조강특위는 첫 회의를 열어 공모 절차를 의결하고 큰 틀의 심사기준을 마련하는 등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송 의원이 물러나면서 좋지 않은 모양새로 출발했다. 비노(비노무현)계 진영에선 지역위원장 선정에 중도·온건파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될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안철수 공동대표 사퇴 후 첫 기자간담회 “비대위 참여 부적절… 전당대회도 관심 없다”
입력 2014-10-16 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