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지상군 파병을 배제한 채 공습 위주로 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맞서고 있는 미국의 전략이 천문학적 비용에 비해 성과 면에서 지극히 비경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국제연합전선 참가국 군 수뇌부 회동에서 “장기전이 될 것”임을 자인한 가운데 장차 예산 부담이 대(對)IS 전쟁 수행의 중대한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최근 일련의 분석기사를 통해 미국의 공습 작전이 ‘군비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FP에 따르면 개전 58일째인 지난 4일의 공습 성과만 놓고 봐도 비용 대비 효율이 처참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날 9차례의 공습을 통해 파괴된 IS 측 장비는 탱크 두 대와 장갑수송차량 세 대, 기타 차량 두 대 등 총 950만∼1380만 달러(101억∼147억원)어치로 추산됐다. 하지만 정작 1회 공습에 들어간 장비와 비용은 이를 훨씬 상회한다. 대당 2억 달러(2100억원)에 달하는 F-22 등 최첨단 전투기 여러 대가 투입됐으며 폭탄, 급유 등 공습 부대비용만 450만 달러(48억원)가량이 들었다. 공습 초기인 지난달 쏟아 부은 돈은 더 엄청나다. 기당 가격이 100만 달러(10억6000만원)가 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만 47기(5000억원)를 발사했을 정도다.
결국 미 국방부가 IS를 상대로 한 군사행동에 들어갔다고 밝힌 11억 달러(1조1700억)를 들여 고작 1억2300만∼1억7300만 달러(1300억∼1800억원)의 전과를 거두는 데 그쳤다는 것이 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의 분석이다.
CSBA의 해리슨 연구원은 “앞으로도 들어갈 돈이 상당하다”면서 향후 작전 전개에 따라 적게는 연간 130억 달러(13조8000억원)에서 많게는 220억 달러(23조37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미흡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딱히 타개책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워싱턴DC 외곽의 앤드루 공군기지에서 국제연합전선 소속 20여개국 군 지도부와 효과적인 공습 및 대응 전략에 대해 논의했지만 장기전의 필요성만 재확인했을 뿐이다. 장기전은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향후 공습만으로 안 돼 시리아 반군을 투입하거나 미군을 직접 투입할 경우 그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美, IS공습은 ‘돈 먹는 하마’
입력 2014-10-16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