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한창인 14일 새누리당에 뜻밖의 손님이 방문했다. 세계 굴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 사라 윈 윌리엄스 부사장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창식 의원을 찾은 것. 박 의원은 방송사 프로듀서 출신으로 김종학 프로덕션 대표이사도 역임했다. 콘텐츠 제작 전문가인 박 의원과 윌리엄스 부사장이 나눈 대화 주제는 의외로 ‘규제 완화’였다.
윌리엄스 부사장은 주미 뉴질랜드대사관 서기관 출신으로 페이스북 본사에서 남아메리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각 지역의 정책 사안을 조정하는 국제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와 함께 전날 방한했다.
윌리엄스 부사장은 박 의원에게 “대한민국 모바일 사용자의 30%만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며 “미국을 비롯해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에서는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만 저조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각종 규제가 많아 페이스북 이용에 제한이 클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의원이 “한국에서도 규제 완화가 국정감사 주요 사안 중 하나다. 교문위도 국감을 계기로 게임 산업 규제 등을 완화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언급하자 그는 “대단히 반가운 이야기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윌리엄스 부사장은 페이스북이 한국에서 선거 관련 홍모매체로도 사용되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영역 확장에 대한 아이디어 등도 요청했다. 박 의원은 문화 콘텐츠 전달 매체로서 페이스북의 영향력을 언급하며 K팝이나 드라마 같은 한류 콘텐츠의 세계화 방안 등을 제시했다고 한다.
박 의원이 “한국이 아시아 지역의 미디어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아시아 미디어 그룹’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히자 윌리엄스 부사장은 “페이스북의 기술력이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아시아 지역 사업 확장의 전초기지로 한국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남도 페이스북 측이 먼저 박 의원에게 면담을 요청해 이뤄졌다고 한다. 페이스북은 “한국이 미래인터넷산업 흐름을 선도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한국 정부의 정책과 제도에 관심이 크다”며 “지속적인 교류를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박 의원은 1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조만간 페이스북 코리아 실무진과 만나 여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대못 뽑아달라” 국회 온 페이스북
입력 2014-10-16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