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年 2%로 인하… 사상 최저

입력 2014-10-16 02:40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5일 기준금리를 연 2%로 0.25% 포인트 내렸다. 금융위기의 여파가 한창 몰아친 2009년 2월∼2010년 6월의 사상 최저치로 회귀했다. 금리를 낮춰 시중에 돈이 돌도록 유도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정부 방침에 한은이 적극 부응한 모양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성장 모멘텀을 살리려면 지금 하는 게 맞는다고 봤다”며 “2%는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금통위의 금리 인하가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더불어 경기 회복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고 유로존의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는 등 대외 악재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3개월째 1%대를 기록할 만큼 물가 상승 부담은 크지 않고 경제주체의 심리 회복이 미약한 점도 고려됐다.

이를 반영하듯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5%로 대폭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4.0%에서 3.9%로 낮췄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 가운데 재정 확대로 0.2% 포인트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이를 제외한 내년의 순수 성장률은 3.7%로 경기 상승의 동력이 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활성화를 위한 금리 인하는 결국 빚을 내서 소비를 늘리라는 주문과 다름없는 만큼 우리나라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가계부채를 더욱 증가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만만찮다. 부동산 규제 완화로 가계부채는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국 정부의 성장 논리에 밀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켜내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미국 등 선진국의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 급격한 외국 자본 유출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선정수 박은애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