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지식총서’가 500호를 돌파, 국내 문고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가로 12㎝ 세로 19㎝의 손바닥만한 크기, 한두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얄팍한 분량, 4800원 커피 한 잔 값의 이 문고본은 지금까지 12년째 번역서 없이 국내 저자 책으로만 이어져 왔다.
살림출판사는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소설가인 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가 집필한 살림지식총서 500호 ‘결혼’ 출간을 기념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프랑스 끄세즈 문고나 독일 레클람 문고, 일본 이와나미 문고와 같은 세계적 문고판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에서는 4000권, 5000권을 넘어서는 문고판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문고판으로 500권을 넘은 것이 살림지식총서가 처음이다. 대부분 200호, 300호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중단됐다.
살림지식총서는 문·사·철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경영, 취미, 실용, 예술, 과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일반 시민에게 필수교양이 될 만한 문고를 만들어 왔다. 절판 없이 모두 시판 중인 500호 전체의 지난 12년간 판매부수는 250만부를 넘는다.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최광식)이고, ‘커피 이야기’(김성윤) ‘색채의 상징, 색채의 심리’(박영수) ‘미셸 푸코’(양운덕) ‘미국의 좌파와 우파’(이주영) 등이 뒤를 잇는다.
500호가 된 책 ‘결혼’은 요즘 젊은이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을 다뤄보자는 취지 아래 기획됐다. 501호는 다음 달에 나온다. 살림출판사는 앞으로 문학평론가인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 등 원로 지식인들의 총서 발간도 계획하고 있다. 또 군대 내무반에 살림지식총서를 기증하는 사업도 확대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살림지식총서’ 500호 넘었다
입력 2014-10-16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