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정오 서울 명동 일대. 관광객과 점심식사를 위해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는 이곳에 기타와 노랫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사랑으로’ ‘아 가을인가’ 등 익숙한 노래가 들리자 행인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거리의 공연장으로 몰렸다.
이는 한국YWCA연합회(회장 차경애)가 시민들에게 탈핵 운동의 염원과 생명의 소중함을 노래로 전하기 위해 서울 중구 명동길 연합회관 앞에서 개최한 ‘YWCA 탈핵 불(火)의 날 캠페인 및 YWCA 음악회’(사진)의 한 장면이다. ‘핵 없는 세상으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자’는 주제로 올해 3월부터 매주 펼쳐온 캠페인은 이날로 제30차를 맞았다. 음악회 무대는 작곡가인 이천진 한양대학교회 목사와 이민호 전 카이스트 교수, 인디그룹 ‘날자 오뇽’이 꾸몄다.
특히 이날은 고리원전 근처의 김해·진해·창원 지역 YWCA 회원들이 음악회에 참여해 노후 원전의 위험성을 경고한 호소문과 시를 발표했다. 김지숙 창원YWCA 회장은 “고리원전에서 대형 사고가 난다면 김해와 진해, 창원 지역 주민들은 끔찍한 재앙에 직면한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설계수명을 다한 고리1호기의 수명을 연장했고 경주 월성1호기도 연장 가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해·진해 지역 YWCA 회장들은 호소문에서 “정부는 노후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개발에 힘을 쏟아 달라”고 요구했다. 이주영 YWCA 홍보팀장은 “수명 다한 핵발전소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시민에게 탈핵 운동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한국YWCA연합회 ‘탈핵 불의 날 캠페인·음악회’
입력 2014-10-16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