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6시30분 서울 성북구 선잠로 대의선교센터에서 ‘재단법인 대의미션’ 설립감사예배를 드립니다. 사재 32억원을 들여 예수 복음을 전하고 소외 계층에게 사랑과 행복을 나누기 위해 만든 법인입니다.”
지난 10일 인천 부평구 선엔지니어링 집무실에서 만난 대의그룹 채의숭(75·서울 화양교회 장로) 회장은 대의미션 설립 이야기를 하면서 사역에 매진한 그동안의 삶을 회고하는 듯 지그시 눈을 감았다.
채 회장은 기업 설립 이후 매년 5∼10곳의 교회를 개척해왔다. 100개 교회를 세우는 것이 당면 목표였다. 이미 파키스탄 스리랑카 인도 등 40개국에 99개의 교회를 세워 목표까지는 불과 1개 교회만 남았다. 100번째 교회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설립하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 130년 전 미국이 한국에 개신교 선교사를 파송해 복음을 전해준 것에 보답하고 싶어서다.
채 회장은 100세까지 100개의 교회를 더 건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회 한 곳당 3000만원씩을 후원할 계획이다. 매년 선교사 10명에게 400만원씩의 선교비, 선교사 자녀 10명에게도 매년 20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채 회장은 그동안 교회와 학교, 기업 등에서 간증집회를 700여 차례 인도했다. 설날과 추석 등 명절이 되면 어김없이 아내 김효신씨와 함께 오지로 선교활동을 떠난다.
그는 “얼마 전 아이들에게 나는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100세까지 100개의 교회를 더 건축할 테니 너희들은 1000개의 교회를 세우라고 부탁했다”며 “다행히 믿음 안에서 잘 자라 아비의 말을 이해해주더라”고 귀띔했다. “먹을 것은 남겨주겠지만 나머지 재산은 모두 하나님 선교를 위해 쓰겠다”고 했더니 모두 동의해 주었다고도 했다.
채 회장의 인생 스토리는 한편의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가난한 농촌 출신인 그는 청소년기에 세 가지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회사의 사장이 되는 것, 박사학위를 받아 교수가 되는 것, 100개의 교회와 학교를 세우는 것 등이었다.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 까까머리 시골 소년에게 그것은 허황된 꿈처럼 보였다. 어려움도 밀려왔다. 하지만 타고난 성실함과 신앙으로 하나님을 의지해 꿈을 지켜낼 수 있었다.
대의그룹은 국내에 자동차부품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선엔지니어링, MGS, 대의인티어, 한산, 대의피엔시 등 5개 계열사, 중국과 미국에 3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한국과 중국에 약 4000명이 근무하는 글로벌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매출이 한 해 10억 달러에 육박한다. GM대우의 1차 협력업체로 GM 협력사 중 자체 지적재산(IP) 기술 개발에 성공한 첫 업체다.
채 회장은 무엇보다 현장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기업 설립 이후 지금까지 수시로 전북 군산과 충남 서산의 공장 등 현장에 나가 분위기를 살피고 근로자들의 고충을 듣곤 한다. 이같은 ‘셔틀경영’ 외에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선교활동에도 열심이다. 그는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선교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채 회장은 “하나님은 항상 우리가 가진 것을 통해 우리를 사용하신다”고 간증했다. 모세의 지팡이, 다윗의 물맷돌, 삼손의 나귀 턱뼈 등이 그 예다.
그는 “기업가인 저는 기업을 통해 얻어진 이윤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는 것이 평생 사명”이라며 “100개의 교회와 학교를 세운 뒤 후손과 함께 또 다른 100개, 1000개의 교회를 세우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채 회장의 어머니는 매일 새벽 청소를 했다. 아버지는 교회 종을 치는 종지기였다. 채 회장도 어렸을 때 교회 종을 쳤다. 그는 종지기 자녀가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채 회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늘 기도한다. “주님 말씀해 주세요. 어떻게 할까요?”
그는 인터뷰 말미에 “신앙은 결단의 연속이고 선택의 싸움”이라고 했다. 생명을 걸고 선교현장을 찾아 교회를 세우는 그의 ‘결단’과 ‘선택’은 신앙생활을 안일하게 하고 있는 이 땅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나이 100세까지 교회 100개 더 세울 것”
입력 2014-10-16 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