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시장이 다운로드 방식에서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방식으로 옮겨가면서 음원 서비스 유료화 논쟁이 또다시 불거졌다. 논쟁에 불을 붙인 건 삼성전자의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인 ‘밀크뮤직’이다.
음원 저작권자의 권리를 관리하는 음저협은 MP3가 나온 뒤 10여 년에 걸쳐 다운로드 공짜 서비스를 두고 전쟁을 벌였고, 소송전을 불사한 끝에 ‘음원=유료’라는 인식을 구축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 걸 계기로 이런 인식이 깨질 것을 우려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음원 제공 업체들은 지난 13일 한국음악저자권협회(음저협)가 삼성전자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뮤직’에 음원을 제공하는 소리바다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이후 양측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밀크뮤직’은 유료 계약에도 불구하고 소리바다를 통해 무료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했었다.
음원 시장 관계자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업체마다 음원 제공 방법이나 저작권료 지급 방식, 소비자의 과금 방식은 제각각”이라며 “양측이 어떤 결론을 낼지 알 수 없지만 향후 기업들이 스트리밍 음원을 서비스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고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음원을 소장할 수 없는 만큼 다운로드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7년 국내 스트리밍 음악 시장이 약 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조만간 스트리밍 시장이 다운로드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음저협이 우려하는 것은 ‘밀크뮤직’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그동안 유료로 서비스하던 음원 사이트들도 ‘밀크뮤직’의 무료 서비스 방식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동안 멜론과 지니, 벅스, 엠넷, 네이버 뮤직 등 음원사이트들은 음원 사용자들이 원하는 스트리밍 음원을 골라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했다.
하지만 ‘밀크뮤직’은 200여개의 채널을 통해 라디오 형태로 스트리밍 음원을 무료로 공급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어서 서비스 시작 2주 만에 다운로드 100만 건을 달성했다. 지난 달 24일 서비스 시작과 함께 음원사이트 업체들의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위기의식을 느낀 음원사이트도 발 빠르게 대응했다. 멜론은 SK텔레콤과 함께 특정 요금제에 가입하면 멜론의 일부 음원을 스트리밍 형태로 무료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달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KT도 자회사인 KT뮤직과 손잡고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일단 음저협의 반발에 따라 “저작권자에게 더욱 유익한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현재의 무료 서비스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유료서비스를 내년 1분기 중에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의 ‘밀크뮤직’ 서비스에서는 자신이 듣는 채널에서 원하지 않는 노래가 나오면 건너뛸 수 있는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삼성전자 가세… 스트리밍 시장 불붙은 기싸움
입력 2014-10-15 0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