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청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겠다는 다음카카오의 초강수가 주식시장에서는 제대로 통했다.
다음과 카카오 합병에 따른 신주가 추가 상장된 14일 다음 주가는 전날보다 8.33% 오른 13만9100원에 마감했고, 시가총액 7조8679억원으로 단박에 코스닥시장 ‘대장주’로 올라섰다. 전날까지 시총 1위였던 셀트리온(4조4523억원)을 더블스코어 가깝게 압도했다. 새로운 시총 1위의 주가 급등은 지수 상승을 이끌어 전날 급락했던 코스닥지수가 9.74포인트(1.82%) 올랐다. ‘다음’이란 종목명은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다음카카오’로 공식 변경될 때까지 유지된다.
코스닥시장에서 정보기술(IT) 업체가 시총 1위가 된 것은 2008년 SK브로드밴드 이후 5년9개월 만이다. 코스닥 대장주는 SK브로드밴드에 이어 2009년 1월 태웅, 같은 해 2월 셀트리온이 올라섰고 이번에 다음카카오로 바뀌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이날 다음카카오 합병상장 기념식을 열었다. 신규상장이 아닌 합병상장 기념식을 연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김재준 코스닥시장위원장은 “다음카카오 상장을 계기로 코스닥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고 ‘첨단 기술주 중심시장’이란 정체성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상장 첫날 기록한 7조원대 시총은 당초 9조∼10조원대를 예상하던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친다. 최근 카카오톡에 대한 ‘사이버 검열’ 논란이 불거지면서 다음 주가가 많이 떨어진 탓이다. 이날 급등하기는 했지만 지난 1일(16만6500원)과 비교하면 16.5% 떨어진 수준이다. 또 합병 발표 직후인 지난 8월 20일 장중에 기록한 신고가(18만3100원)에 비하면 24%나 빠진 상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상장 첫날 주가 흐름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상장 전날 다음카카오 경영진의 깜짝 발표로 주가의 추가 하락을 막았다는 것이다. KDB대우증권 김창권 연구원은 “다음 주가는 시장이 걱정했던 것보다 선방했다”며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며 대응한 것이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이성빈 연구원도 “카카오톡 일간 이용자 수가 줄기는 했지만 감소율이 1.5%에 불과해 사용자 이탈 초기 과정에서 다음카카오 경영진이 비교적 잘 대응했다고 판단된다”면서 개인정보 보안 문제로 카카오톡 사용자가 감소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는 다소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다음카카오 초강수 논란] 상장 첫날 8.3% ↑… 코스닥 대장주 등극
입력 2014-10-15 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