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도시의 모습은 어떨까. 우리는 어떻게 도시 생활을 영위하고 있을까. 영국 BBC방송이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예측한 ‘2050년의 보편적 도시’를 기반으로, 40여년 뒤 거대도시 서울에 거주하는 40세 김모씨의 일상을 그려봤다.
◇도시·농촌 구분 없어진 진정한 도농복합도시=김씨는 서울 사대문 안에 거주하는 농부다. 농부가 어떻게 도심에 거주하냐고 의아해할지 모른다. 21세기 초에는 도시에 거주용 또는 기업용 빌딩만 즐비했지만 이제는 팜스크래퍼(고층 빌딩형 농장)가 대세다. 시내 곳곳에 자리한 수백 미터 높이의 농장이 김씨의 일터다. 사무실과 농장이 혼재하는 도농복합형 건물 덕택에 그는 쾌적한 도시에서 농사를 업으로 삼을 수 있다.
집에서도 일터에서도 초고속 광섬유와 센서는 온 도시를 내 눈앞에 구현해준다. 이런 스마트 네트워크 덕분에 학교로 학원으로 바쁘게 돌아다니는 아이들 모습을 그때그때 확인할 수 있어 김씨 부부는 농사일을 하면서도 육아 걱정이 없다. 입는 컴퓨터가 대중화되면서 휴대전화는 사라진 지 오래다. 안경에 대고 음성명령을 하면 통화는 물론 필요한 자재의 주문, 간단한 쇼핑도 한 번에 해결된다.
◇쇼핑은 3D 프린터로, 교통신호도 가로등도 사라진 도심=쇼핑을 하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풍경도 이젠 낯설게 됐다. 웬만한 생필품은 날아다니는 기기인 ‘드론(drone) 배달부’가 방방곡곡으로 다니며 전달해준다. 또 김씨가 입는 컴퓨터로 주문하면 3D 프린터를 통해 주문한 물건이 바로바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다양하게 구현되는 물품에 가상과 실제의 경계는 흐릿해진다.
퇴근 후 산책에 나선 김씨 가족. 도심에는 교통신호도 가로등도 보이지 않는다. 로봇택시가 대중화되면서 운전자도, 교통정체도 없이 목적지에 데려다 주기 때문에 교통신호는 모두 사라졌다. 이미 40년 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연구가 시작됐던 ‘빛을 내는 나무’ 아이디어가 실용화되면서 형형색색의 빛나는 천연 조명이 가로등을 대체했다. 도심에는 인도와 차도, 사무공간과 주거공간, 레저공간의 분리도 없어졌다. 차갑고 삭막한 풍경에서 보행자와 차량, 비즈니스와 레저, 생산과 소비가 함께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2050년 서울의 모습은 “휴대전화 사라지고 드론 배달부가 생필품 전달”
입력 2014-10-15 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