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신규 분양하면서 중도금 무이자와 계약금 정액제 등 각종 금융 혜택을 내걸고 있다. 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저마다 집값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수요자를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들이 가장 많이 내놓는 금융 혜택은 중도금 무이자다. 중도금을 대출받으면 이자를 건설사가 전액 또는 일부 대납하는 방식이다. 계약자는 이자 걱정을 덜 수 있고, 건설사로서는 더 많은 수요자를 끌어 모으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7월 경기 김포에 분양한 2712가구 규모의 대단지 김포 풍무 푸르지오 센트레빌은 계약 초기 분양에 어려움을 겪다가 계약금 정액제와 함께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면서 미분양 물량을 일시에 털어냈다. 중도금 무이자 조건은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평균 약 1100만원의 이자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도금 무이자는 과거 미분양 단지에 주로 제공하던 혜택이지만 지금은 신규 분양 단지에도 폭넓게 적용하는 분위기다. 최근 대우건설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 분양 중인 용산 푸르지오 써밋의 아파트 계약자를 대상으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분양가의 10%인 계약금만 내면 60%의 중도금을 전액 무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다.
대우건설이 용산 푸르지오 써밋의 오피스텔 계약자(중도금 55%)에게만 제공하던 혜택을 아파트까지 확대 적용한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회복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맞춰 적극적인 마케팅을 기획했다”며 “주택형에 따라 약 5000만∼9000만원의 이자비용이 절감돼 3.3㎡당 분양가가 100만원 이상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평균 14.7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친 서울 서초구 서초 푸르지오 써밋에는 강남 최초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제공됐다. 계약자는 이 방식으로 3.3㎡당 약 100만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서초삼호 1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서초 푸르지오 써밋은 지하 2층∼지상 35층 7개동 규모다. 전용면적 59∼120㎡ 907가구 중 143가구가 일반에 나왔다.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과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고속버스터미널과 가깝다.
포스코건설이 경북 경산 중산지구 C3블록에 공급한 펜타힐즈 더샵은 계약금 15%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을 내걸었다.
또 발코니 확장 가격이 분양가에 포함돼 발코니 확장비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35층 9개동으로 전용면적 63∼113㎡ 1696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대구 지하철 2호선 사월역이 가깝고 월드컵대로와 달구벌대로 수성IC 범안로와 접해있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 제1직장주택조합 아파트인 구리 더샵 그린포레에도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함께 중도금의 60%까지 무이자 혜택을 준다. 경기 구리 인창동 교문사거리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0층 7개동 규모다. 전용면적 74∼101㎡ 407가구 중 171가구를 우선 분양한 상태다.
최근 모든 주택형이 순위 내 마감한 남양산역 반도유보라 6차도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제공된다. 반도건설이 경남 양산신도시 물금택지지구 15블록에 짓는 반도유보라 6차는 지하 2층∼지상 29층 11개동 규모다. 이번 물량이 들어서면 반도건설은 양산신도시에 5182가구 규모의 대단지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게 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집을 구매하려면 수억원대의 큰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자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신규 아파트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면 모델하우스에 들러 금융 혜택에 대한 상담을 받는 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건설사 입장에선 중도금 무이자 등의 금융 혜택이 분양 성공을 반드시 보장하는 건 아니다. 중흥종합건설이 지난달 말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내세워 분양한 원주혁신 중흥S-클래스 프라디움은 전체 공급물량의 약 16%인 127가구가 미달됐다. 원주혁신도시 C2블록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0층, 13개동 전용 84∼131㎡ 85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분양 잘 고르면 이자 수천만원 아낀다
입력 2014-10-16 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