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이 동성애를 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한국교회가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동성애가 성경말씀에 배치될 뿐 아니라 동성애에 반대해온 가톨릭마저 우호적 목소리를 낼 경우 한국 개신교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4일 동성애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입장 변화를 시사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의 예비보고서가 공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교회는 ‘성경적 가치관에 입각해 동성애 반대 기조를 분명히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교회는 진보와 보수를 초월해 동성애를 죄로 규정한 성경말씀에 따라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성경은 동성애가 하나님의 거룩한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패역한 행위로 가증한 일(레 18:22), 부끄러운 일(롬 1:27), 불의한 일(고전 6:9)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바울은 동성애를 부끄러운 욕심, 통제를 벗어난 악한 욕정으로 봤으며 하나님의 신성한 창조 순리에 반하는 비정상적인 변태성욕으로 규정했다.
동성애 행위는 고대 근동지역에서 시작됐으며, 우상숭배적인 이교의 매음(賣淫)과 관련돼 있어 가나안 사회에선 일찍부터 성적 도착현상이 나타났다(왕상 14:24). 창세기 19장에 나오는 소돔은 동성애로 악명을 떨쳤으며, 도시에 만연한 성적 타락 때문에 하나님의 유황불 심판을 받고 멸망했다. 이런 심각성 때문에 구약성경은 동성애자에 대한 사형을 명시할 정도로 엄하게 규제했다(레 20:13).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는 “인간의 역사, 상황, 문화, 지식이 변한다고 하더라도 성경이 말하는 진리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면서 “성경말씀대로 사는 게 기독교인데 성경이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는 성경의 가르침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세상 문화와 타협할 것인지 엄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면서 “만약 세상 분위기에 영합한다면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한 기독학술원장은 “영국교회와 미국교회가 쇠락한 결정적 이유는 동성애를 인정하고 동성애 목회자를 허락했기 때문”이라면서 “민주적 관용성을 앞세워 동성애를 인정한다면 한국사회가 자유방임적인 퇴폐주의로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원장은 “목회자들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때문에 성적 소수자를 비판하는 설교마저 차단당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위기상황이다. 한국교회는 동성애 문제에 있어 한 치도 물러서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동성애 문제가 시대적 조류에 불과하기에 여기에 편승하기보다 성경적 가치관을 지키는 데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심만섭 한국교회언론회 사무국장은 “동성애 문제는 시대적 조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법칙에 따라 고려해야 할 문제”라며 “인권 측면보다 인성(人性)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백상현 유영대 기자 100sh@kmib.co.kr
성경은 ‘동성애, 창조 질서 거스르는 패역한 행위’ 분명히 반대
입력 2014-10-15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