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인수·합병(M&A) 잔혹사가 끝이 없다. 번번이 M&A에 실패하다 우여곡절 끝에 LIG손해보험을 인수했으나 이번엔 금융위원회 승인 문턱에 걸렸다. 금융 당국이 경영 불안을 이유로 인수 승인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승인이 늦어지면서 KB는 LIG에 매일 지연이자로 1억원 이상을 물어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14일 “KB금융지주의 경영상태와 지배구조가 계속 불안해 LIG손보 인수승인 검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심사를 본격화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야 승인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달 15일과 29일 열리는 정례회의에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안건은 상정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B금융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그동안 ING생명과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했다. 지난 6월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내홍 속에 LIG손보 인수에 성공해 업계를 놀라게 했지만 승인에 난항을 겪고 있다. KB는 8월에 자회사 편입을 신청하고, 10월엔 결정이 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갈등을 빚다 결국 둘 다 퇴진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이달 내 승인이 불투명해지면서 KB는 이달 28일부터 하루에 1억1000만원씩 지연이자를 내게 됐다. 인수계약 당시 10월 27일까지 금융위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 등에 연 6%의 지연이자를 주기로 약정했기 때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달 말 회장 최종 후보자가 선정되면 경영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한 수익 다각화를 위해 절차에 따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비즈카페] 끝날 줄 모르는 KB금융 ‘M&A 잔혹사’
입력 2014-10-15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