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最古’ 7000년 前 팥 흔적 발견… 신석기 시대 농사 지었을 가능성 시사

입력 2014-10-15 02:49
강원도 양양군 오산리유적 토기에서 발견된 7000년 전 신석기시대의 팥 흔적. 아래는 확대한 사진.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7000년 전의 팥 흔적이 국내에서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강원도 양양군 오산리 출토 토기 압흔(壓痕·눌린 흔적) 조사에서 신석기 시대의 팥 흔적이 발견됐다”며 “지금까지 한국, 중국, 일본에서 팥을 재배한 시기로는 5000년 전이 가장 이른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번 조사 결과로 이보다 2000년 더 이른 시기에 팥이 재배됐을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발견된 팥 압흔은 2점이며 팥 압흔이 있는 토기 표면의 탄화유기물을 미국 베타연구소에 보내 연대 측정한 결과 7314∼7189년 전으로 나왔다. 팥 압흔의 크기는 각각 2.2㎜, 2.8㎜ 정도로 현재의 팥(4∼8㎜)보다 작다.

연구소는 또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송전리에서 발견된 점토 덩어리에서 신석기 중기에 해당하는 곤충의 압흔을 확인했다. 이 곤충은 농업 해충으로 알려진 노린재목에 속하는 것으로 선사시대 유물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송전리 출토 토기에서는 다량의 조, 기장, 들깨 압흔도 발견됐다. 이는 신석기 중기에 와서 조, 기장 등의 잡곡과 들깨까지 직접 재배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미순 연구사는 “지금까지는 신석기는 채집사회였으며 농경은 청동기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며 “신석기 유물에서 기장이나 조, 들깨 등의 흔적이 다량 발견됨에 따라 신석기 시대에도 경작이나 농경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