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만 같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IT 분야 솔루션 전문업체인 ISFnet에서 일하게 된 임수한(40·뇌병변장애 5급)씨는 14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경희대 산업디자인과(94학번) 출신인 그는 아트디자이너로 일본의 한 기업에서 2003년부터 8년 동안 연봉 700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고 일하다가 2010년 10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이후 힘들고 막막한 시간을 보냈다. 국립재활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은 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소개받았다. 공단 산하 일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 정보기술 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국제협력형 직업영역개발사업으로 뇌병변장애인 2명이 일본기업에 취업했다. 이때 임씨도 취업을 간절히 원했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제외되는 등 어려움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와타나베 유키요시 일본 ISFnet 대표를 만나 직접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이 기업은 은둔형 외톨이 등 사회적 약자를 교육해 평생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면담 끝에 결국 일본 진출이 성사됐다.
16일 출국하는 그는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출근할 예정이다. 그는 일본 기업에서 일해 본 경험을 살려 최선을 다해 일할 각오다.
임씨는 “ISFnet 그룹을 만난 것은 행운”이라며 “지난 7월부터 개발원에서 엑셀 프로그램을 익힌 결과 도쿄 근처의 사무실에서 연봉 2000만원의 사무직으로 다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임씨를 관리해 온 일산직업능력개발원 이효성 처장은 “일본 기업으로부터 올여름 임씨를 채용하겠다는 통보를 받고 컴퓨터 조작 능력을 익히도록 한 결과 중도장애인으로서는 드물게 일본기업 취업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뇌졸중으로 쓰러졌지만… IT 전문가로 ‘오뚝’
입력 2014-10-15 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