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만에 나타난 김정은] ‘잠행 대물림’… 김정일은 최장 87일 기록

입력 2014-10-15 02:19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40일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했지만, 김 제1비서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더 오래 ‘잠행’한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의 최장 잠행기간은 87일이다. 1994년 7월 8일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7월 20일 중앙추모대회에 초췌한 모습을 드러낸 이후 87일 만에야 러시아 대통령 특사를 만났다. 2008년 8월 중순쯤 뇌졸중으로 쓰러진 다음에는 80여일이 지나 군부대를 시찰했다. 2003년 초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을 때는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하며 자취를 감췄다가 50일 만에 나타나기도 했다.

김일성 주석도 장기간 공개 활동을 중단한 적이 많았다고 한다. 고위층 출신 탈북자는 언론과의 접촉에서 “김일성은 1970년대 김정일이 후계자가 되면서 사실상 권력을 잡았기 때문에 공개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게 없었다. 주민들도 큰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제1비서가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경우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집권 첫 해인 2012년 6월 7일 조선소년단 창립 66주년 행사에 참가한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7월 1일 능라인민유원지 건설 현장을 현지 지도할 때까지 24일간 종적을 감췄다. 당시 잠행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김 제1비서까지 잠행이 이어지자 이런 것도 ‘대물림’하는 거냐는 시각도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