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기왕성 로큰롤 심장을 두드린다… 장기하와 얼굴들 새앨범 ‘사람의 마음’

입력 2014-10-15 02:19

살구색 바탕엔 아무 설명 없이 동맥과 정맥까지 적나라하게 표현한 ‘심장’ 하나가 덩그러니 그려져 있었다. 장기하와 얼굴들(장얼)이 3년 4개월 만에 내놓은 3집 정규 앨범 ‘사람의 마음’ 표지다(사진).

장기하는 13일 서울 마포구 토정로 한 공연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심장을 표현하는 하트 이미지가 몸과 마음을 분리했다면 ‘심장’은 경계를 구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장얼의 앨범도 ‘심장’ 이미지와 같다.

“만들어온 음악들을 모아보니 사람의 마음이었습니다. 지고지순한 마음, 파렴치한 마음, 불안한 마음 등 누구라도 겪어봤을 법한 감정들이 담겨 있었어요.”(장기하)

앨범엔 타이틀곡인 ‘사람의 마음’ 등 13곡이 들어있다. 음악 자체는 단순한 로큰롤 사운드를 선택했다. 60, 70년대 영미권의 로큰롤을 듣는 것 같다. ‘착한 건 나쁜 게 아니야’는 전인권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소리를 빼면서 질감에 신경을 썼더니 오히려 소리가 잘 들리더라고요.”(하세가와 요헤이)

소리는 뺐지만 장기하 특유의 개성 있는 음색은 여전했다.

“예전에 비해 음 높이가 높아졌어요. 아무래도 공연을 많이 하다 보니 흥이 많아져서 크게 신나게 부르고 싶었어요.”(장기하)

새로운 것들도 시도했다. ‘구두쇠’엔 60년대 오르간인 멜로트론의 소리를 담아냈다. 트랙 리스트는 온라인과 CD를 달리 했다.

“CD, 온라인 등 듣는 방식에 맞춰 온라인은 두괄식, CD는 미괄식 형태로 음원을 배치했어요. 온라인에는 없는 ‘별 일 없었니’는 CD를 구매하시는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안부 인사를 건네듯 넣었습니다.”(장기하)

장기하가 직접 연출한 뮤직비디오도 독특하다. 같은 장면을 다양한 카메라 각도와 속도를 달리해 찍었다. 선공개한 ‘내 사람’과 타이틀곡에 사용했다. 국내 정상급 현대무용가에게 춤도 배웠다.

장기하는 “뮤직비디오에선 막춤을 췄다”면서 “혈기왕성한 신체를 영상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얼은 15일 0시 앨범 발매와 함께 23일부터 전국 투어에 들어간다.

“사람들이 한 곡이라도 듣고 ‘그런 생각을 나만 하는 게 아니었구나’라 생각하며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어요.”(장기하)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