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스마트폰 출고가 뻥튀기”-“제조원가·마케팅 비용 잘못 이해해 사실 왜곡”

입력 2014-10-14 03:53
국정감사장 안팎에선 이동통신사와 제조사들이 국내 스마트폰 출고가격을 부풀렸다는 의혹과 국내 단말기가 해외보다 비싼 가격인지를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은 삼성전자와 이통사가 짜고 20만원대 스마트폰을 90만원대로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보조금을 미리 반영해 출고가를 높게 책정하고,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하면 할인받아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시켰다”며 근거로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갤럭시유(Galaxy U)’ 출시를 앞두고 가격 협의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공장에서 출고될 당시의 가격을 의미하는 ‘네트(net) 가격’을 21만9200원으로 하고, 대리점 마진을 5만원 더해 소비자 가격을 25만9200원으로 책정키로 했다. 여기에 제조사 장려금과 이통사 보조금을 더해 출고가를 91만3500원으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보조금이 65만4300원에 달하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네트 가격을 18만7600원으로 하고 대리점 마진을 5만원 붙여 소비자 가격을 23만7600원으로, 장려금과 보조금을 고려한 출고가는 89만1900원으로 제시했다.

우 의원은 “제조사와 이통사가 조직적으로 담합해 출고가 부풀리기를 모색한 정황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와 이통사들은 네트 가격이 제조원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네트 가격은 출고가에서 보조금과 대리점 마진을 제외한 가격으로 모든 비용을 제외하고 단말기 판매를 통해 얻는 금액을 표시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조원가와 마케팅 비용은 성격이 다른데 잘못된 근거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통사들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이날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제조3사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를 상습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공정거래위는 앞서 2012년 3월 ‘가격 부풀리기’를 한 제조3사와 이통3사에 모두 45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단말기 가격이 국내와 해외에서 차이가 나는 점도 논란이 됐다.

새정치연합 문병호 의원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받은 ‘국산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국내외 단말기 출고가격’ 자료를 통해 갤럭시 노트4의 경우 국내 출고가는 95만7000원인 데 반해 미국 출고가는 825달러99센트(약 87만6000원)로 8만원가량 국내 가격이 비싸다고 설명했다.

이이 대해 삼성전자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국내 출고가의 경우 부가가치세가 반영돼 있어 부가세를 제외하면 갤럭시 노트4의 국내 출고가는 87만원으로 미국(87만6000원) 중국(78만9000원)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해명했다. 부가세를 더하면 미국은 95만4000원, 중국은 92만3000원이 된다.

삼성전자는 “특정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비합리적으로 높다면 해당 제품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